(창간 특집)태양과 바람의 도시 전북
(창간 특집)태양과 바람의 도시 전북
  • 박기홍
  • 승인 2009.11.13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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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과 바람이 전북의 미래가 되고 있다. 가장 흔하기 때문에 관심 밖이었던 이들 천연자원이 이제 전북을 먹여 살리는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전북 곳곳이 태양과 바람을 이용한 전략산업의 새로운 지도를 그려가고 있는 것. 군산과 익산, 완주의 3시를 잇는 ‘솔라 벨트(Solar belt)’가 추진되고, 새만금에는 바람을 이용한 ‘풍력 클러스터’가 돛을 달고 항해에 나서게 된다. 빛과 바람이 낙후 전북에 새로운 꿈과 희망을 영글게 하는 순수 영양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태양과 바람을 이용한 산업은 전북 서해안이 최적지라는 지리적 이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에 각종 태양광 관련 기업들이 미래의 땅 전북에 둥지를 틀면서 하나씩 윤곽을 그려가더니, 어느덧 대규모 클러스터를 넘볼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새만금 풍력 클러스터’는 미래 녹색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혜성과 같은 존재다. 이미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전북이 국내 풍력산업을 선점할 수 있게 됐다. 도는 “이 사업이 완료되면 기업 생산 활동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 규모가 총 8조7천억 원에 이르고 8천억 원의 직접 생산유발 효과는 물론 1천500억 원의 임금 유발, 7천여 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 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새만금·군산 경제자유구역 산업단지와 새만금 환경생태 유보용지 등에 조성될 새만금 풍력산업 클러스터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2단계로 나뉘어 총 사업비 3천595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1단계(2010∼2014) 사업에는 1천560억 원이 투입되는데, 새만금 환경생태 유보용지에 40메가와트(MW)급 규모의 풍력발전 시범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또 새만금 경제자유구역의 산업단지 안에는 대기업 3개 이상, 중핵 부품업체 30개 이상을 입주시키는 풍력 산업단지(120만㎡)를 조성하게 된다. 여기에 투입할 비용은 1천920억 원 정도다.

나아가 오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추진되는 2단계 사업에는 글로벌 기업 5개 이상을 추가 유치, 서해권역(군산, 부안, 고창 앞바다)에 민간 발전회사 등이 4조7천억 원을 투자해 1기가 와트(GW) 규모의 민자 풍력단지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청사진이 제대로 추진되면 새만금은 2020년까지 국내·외에 10GW이상의 풍력발전기를 생산·보급, 20조 원의 매출 규모로 성장하는 세계적인 클러스터로 우뚝 서게 된다.

군산∼익산∼완주의 ‘솔라벨트 클러스터’는 2020년 동북아 신재생에너지 메카 실현’을 지향점으로 하고 있다. 대기업 3개와 중핵기업 70개를 이곳에 유치해 태양의 벨트를 만들자는 것이다. 태양광은 이미 전북의 산업지도를 바꾸고 있다. 90년대 이후 꾸준히 지역경제를 견인해온 자동차산업이 태양광에 수출액 1위의 자리를 내주는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 것으로 보이는 까닭이다.

태양광산업의 경우 이명박 정부 들어 신재생에너지산업 육성 방침에 힘입어 대규모 기업투자와 1, 2차 부품업체 입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도 조사 결과 올해 태양광 관련업체들의 수출계획을 보면 계약액 기준으로 볼 때 이미 50억 달러에 육박한다. 군산의 동양제철화학(주)은 작년보다 2배가량 되는 올해 6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수출에 나설 계획이며, 웨이퍼를 생산하는 익산의 넥솔론(주)도 3억 달러 이상 대규모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태양전지 모듈을 생산하는 완주군의 솔라월드코리아(주)도 올해 3억 달러 가량의 수출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대기업 외에 중견기업들의 관련투자가 속속 진행되고 있어, 올해 전체적인 수출규모는 50억 달러에 육박할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도는 지난 20년 동안 자동차와 부품산업이 전북을 견인해왔다면 이제 태양광이 향후 20년의 한 축을 이룰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부안 쪽으로 가면 신재생에너지 단지가 본격적인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 하순에 산업단지 기공식을 갖고 21세기의 새로운 도전에 나선 부안 신재생에너지 단지는 21만3천㎡에 연료전지 핵심기술연구센터와 풍력시스템연구소, 바이오에너지 핵심기술연구센터, 태양광, 태양열산업, 수소제조산업, 풍력산업, 상업시설, 체육공원, 생태공원이 들어선다.

도는 전북에 투자하는 외지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을 위한 파격적인 세제지원도 마련해 놓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단지에 입주하는 기업에 취·등록세와 최대 5년간 재산세를 100% 면제해주고, 20인 이상 규모의 연구소를 이전할 경우 최고 5억 원, 공장이전 시 최대 50억 원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도는 태양의 벨트인 ‘솔라벨트’와 ‘풍력’ 등 2개 클러스터를 ‘전략산업 9개 클러스터 육성계획’에 끼워넣고 대기업 6개와 중핵기업 120개를 유치해, 2만5천 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둘 것이라며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박기홍기자 khpark@

<이금환 전략산업국장 미니 인터뷰>

“2010년엔 전략산업 클러스터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총력전을 경주할 계획입니다”.

이금환 전북도 전략산업국장의 일성(一聲)이 예사롭지 않다. 치밀함의 대명사인 그는 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머릿속에 전략산업만 생각해온 공직자다. 이 국장은 “민선 4기 이후 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노력한 결과 9대 클러스터 육성 기반이 마련됐다”며 “이 중에서도 전북의 경제지도를 완전히 뒤바꿀 솔라벨트와 풍력 클러스터 조성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태양광산업은 부안 신재생에너지단지와 광역권 선도사업을 연계하여 OCI, 솔라월드 코리아 등 핵심기업체의 협력 부품업체 20개를 유치할 방침”이라며 “기업유치 촉진을 위해 연구개발(R&D) 액션플랜을 수립하고 태양광협회 활성화를 통해 연구개발 지원시스템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당장 내년에 부안 신재생에너지단지를 활용한 태양광 부품업체 20개를 끌어오는 게 목표”라며 벌써 신발끈을 조이고 있다. 이 국장은 또 “올해 정부 예타사업으로 확정된 ‘새만금 풍력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대해서도 내년에는 풍력자원 조사, 지질조사, 사업추진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D사와 I사, S사 등 국내 풍력 대기업을 끌어오도록 하겠다”며 자세를 가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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