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채 남원문화원 원장> 박물관에서 본 민족의 영산 지리산
<이병채 남원문화원 원장> 박물관에서 본 민족의 영산 지리산
  • 이수경
  • 승인 2009.11.0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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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우리나라 박물관이 개관한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때문에 각 지역 박물관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특별전을 펴고 있다. 국립전주박물관도 가보았지만 국립진주박물관의 이번 특별전은 영?호남을 아우르는 지리산과 그와 관련된 문화유산 120여점을 한자리에 모아 지리산 문화권의 정신세계의 특징과 흐름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였다.

지리산은 영?호남을 아우르는 민족의 영산이자 우리정신문화의 보고이다. 신라와 고려는 특별히 제사를 지낼 정도로 지리산을 신성시 해왔다. 조선시대에도 이름난 선비들이 이곳의 성모사당을 찾을 만큼 지리산은 시대를 뛰어 넘는 원초적 정신세계의 모태였다. 지리산에는 이러한 토착 신앙과 조화되어 불교 또한 크게 번성하였다. 화엄도량인 화엄사를 비롯 9세기 들어 남종선 계통의 선종사찰로 창건된 실상사와 태안사 쌍계사 등은 통일신라시대의 유학자 최치원과의 인연으로도 유명하다. 이처럼 지리산은 우리나라 불교의 총체적 실상과 주류적인 흐름을 주도한 곳이다. 뿐만아니라 유학과 선비문화의 공간으로 조선중기의 큰 선비 남명조식은 지리산 일대를 우리나라 사람과 유학발전의 곳으로 다져 놓았으며 매천 황현의 절개 높은 선비정신은 살아 숨 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리산 정신세계의 특징과 흐름을 살필 수 있었다. 제1부는 민족의 영산지리산의 다양성과 성모신앙 등의 토착신앙의 산실. 제2부는 중요사찰을 중심으로 한 불교신앙과 그 문화를 조명한 사찰과 불교문화. 제3부로는 남명조식과 매천 황현 등의 삶을 통해 선비 문화의 일면을 살필 수 있도록 유학정신으로 구성되어있고 그 외에도 눈에 띄는 코너가 또 있었다. 그것은 영사정(남원시 금지면 택내리에 있는 정자) 팔경도 중 6폭 전시 코너였다. 몇일전 서울에서 소장자 김창수씨로부터 안내전화를 받았기 때문에 영사정 관련 안처순(고려시대 성리학을 처음으로 소개한 안향의 9대손 / 구례 현감을 지냈다)의 후손 안상현(금지면 택내리)과 함께 동행했다. 이는 조선(16세기)시대 것으로 추정되며 세로 50㎝, 가로 70㎝이다. 이 산수화는 영사정에서 지리산을 비롯 주변산천을 그린 산수화이다. 본래 8폭이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 6폭만이 전해지고 있다. 그 중 3폭의 상단에는 方丈晴雲 ○○孤丹 ○○殘照등의 화제가 일부 확인됐다. 특히 그림속의 화제는 임진왜란 의병장 양대박(1544~1592)의 문집인 청계집 권2, 영사정팔경도에 수록된 8편의 시와 일치하다는 것이다.

1번과 8번 앞 뒤 2장이 없으므로 낙관이 없어 누가 그린것 인지 조차 확실치 않지만그 가치가 매우 높다고 한다. 이 화폭은 안견파 화폭과 절파계 화폭이 혼합절충된 조선중기 초엽의 산수화와 팔경도의 양상을 이해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사료될 뿐만 아니라 그 가치는 누구도 평가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를 남원에서 구입 영사정에 보관 전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번 국립 진주박물관의 특별전은 지리산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이해를 돕는 연계 교육프로그램도 있었다. 초등학생을 위한 ‘오르는 지리산 천왕봉’ 이라 하여 지리산의 야생차, 색, 향, 미 체험 관이 있고, 종이에 소원을 적어 나무에 꽂는 ‘소원을 빌어요’ 코너, 실상사 범종 파편에 새겨진 ‘비천상 탁본뜨기’가 상시로 열리며 무명천과 수실을 이용해 ‘지리산 야생화 수 놓기’가 매주 화요일에서 금요일, 일요일 관람객을 대상으로 펼쳐지고 있었다.

또 토요일, 일요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잎맥 탁본 ‘야생동물 발자국 본뜨기’, ‘야생화 사진전’ 등 지리산 생태체험이 열리며 24일에는 ‘흙피리 소년 한태주와 아버지 한치영을 초청 연주회’도 계획되었다.

이상과 같은 내용을 종합 검토한바 최근 남원시가 추진하는 지리산 인접지의 자연사박물관 설립 추진 및 지리산의 자연조경과 산사유적군을 세계문화유산지정신청건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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