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논리는 공동체 구성원사이의 갈등과 이해관계를 해결하는 원리나 규칙의 이론적 토대로 현실적으로 정치체제의 성격을 반영할 수밖에 없으며 권력을 추구, 획득, 유지한다는 점에서 권력(힘)의 논리이다. 우리의 정치논리는 민주주의이다. 따라서 정치적 제 행위들은 민주적 기본적 가치인 인권, 자유, 평등 등의 이념과 이를 추구하는데 지켜야 할 법과 질서에의 복종, 토론과 타협, 다수결의 원리 등을 실현하고자 한다. 하지만 실현과정을 보면 추구하는 가치들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가는 것은 아니며 서로 대립하고 충돌하기도 한다. 개인이나 집단의 가치관이 상이하며 추구하는 이데올로기가 시대적 상황에 따라 다양하기 때문이다. 자유, 평등, 정의와 같은 민주주의적 제 가치를 실현하는데 있어서도 민주주의라는 틀을 유지하고서도 기존의 사회질서 자체를 유지 보존하려는 보수주의, 정치체제나 사회보다는 개인의 이익과 자유를 더 우선시하는 자유주의, 온건한 사회개혁이나 개량을 거부하고 근본적인 사회변혁을 추구하는 급진주의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경제논리도 정치논리처럼 경제체제의 성격을 반영하고 있으며 우리의 경제체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이다.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기본적으로 시장의 논리라고 한다.
자본주의 논리는 자율적 판단과 존중이다.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개인들에게 최대한 자유를 보장하여 합리적인 개인들로 하여금 스스로에게 유익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또한 효율성의 중시란 최소 비용으로 최대효과를 산출하려는 이익 극대화의 원리로 경제 주체들 간에 경쟁을 유도한다. 개인들로 하여금 시장이라는 자유로운 경쟁 체제 속에서 자율적으로 선택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게 함으로써 사회전체가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자본의 축척을 용이하게 하는 것이 자본주의 논리다.
경제논리도 정치논리와 마찬가지로 개인 또는 집단들이 추구하는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경제논리는 이데올로기 차이로 인해 경제논리를 대하는 태도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보수적 이데올로기를 가진 개인이나 집단은 자본주의적 경제논리를 대체로 환영하거나 긍정할 것이며 적극적으로 찬성을 보이지 않을 경우에 적어도 그 불가피성을 인정할 것이다. 진보적 이데올로기를 가진 개인이나 집단들은 자본주의 경제논리를 마지못해 받아들이거나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비판하거나 수정 변경하려고도 할 것이다. 이러한 경제논리도 교육논리와 상반되게 부딪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교육은 정치논리나 경제논리와는 다른 측면을 가지고 있다. 교육도 정치논리나 경제논리처럼 그것이 이루어지는 체제의 성격과는 무관하지는 않지만 그 자체의 본질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내재적 가치’, ‘내재적 목적’이라고 한다. 교육이란 학습자의 성장에 헌신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성장으로서의 교육(education as growth), 주형으로서의 교육(education as molding)이 이루어지는 사회체제 속에서 그 체제가 추구하는 가치들이 학습자의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고 바람직한 성향인 한에서는 인정하고 수용하는 입장이다.
또한 교육은 교육의 전반적 과정뿐만 아니라 결과도 평가하는 기준으로서 작용하기 때문에, 교육의 목적, 내용, 방법, 평가 등 교육의 전반적인 과정이 학습자의 성장이라는 기준에 비추어 적절하게 설정되고 운용되는지 검토해야 한다.
성장으로서의 교육은 학습자, 교사, 교육과정에 일정한 관점을 전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논리를 성장의 논리로 규정한다 하더라도 교육논리도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보수적 이데올로기를 가진 개인이나 집단들은 교육에서 개인의 탁월성, 경쟁, 학력, 교과 중심, 교사주도, 착실함, 개인의 자유와 능력의 신장, 사회의 질서 유지 등과 같은 가치들을 교육에서 강조할 것이고, 진보적 이데올로기를 가진 개인이나 집단들은 사회적 평등, 협동, 인성, 아동중심, 학생의 자기 주도, 파격, 사회적 평등과 약자에 대한 배려, 사회의 변화와 추구 등과 같은 가치들을 교육에서 중시할 수 있다.
교육논리도 정치논리나 경제논리의 전개와 마찬가지로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나, 교육논리를 합리적으로 전개하기 위해서는 교육자들은 정치논리와 경제논리 측면에서 체제가 요구하는 가치들이 학습자의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학습자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이라면, 적어도 교육의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울 경우에는 교육적으로 옳은 것이 아닌 경우에 뚜렷한 주견을 가지고 성장으로서의 교육, 주형으로서의 교육이 학습자의 바람직한 성향에 관여하는 교육 본질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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