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예절바르고 참 좋은 사람인데
그 사람, 예절바르고 참 좋은 사람인데
  • 한기택
  • 승인 2009.10.0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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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철을 맞아 한 아파트에서 이사를 가는데 오고간 대화이다.

▶ ‘복동이네가 이사 갔데 ….’

▶ ‘거! 참! 시원하게 됐구먼.’

▷ ‘길동이네가 이사갔데 …’

▷ ‘누가 이사갔다고? 그 사람 어떻게 생겼지?’

♥ ‘순이네가 이사갔데 …’

♥ ‘그 집 사람들 예절바르고 참 좋은 사람들인데, 정말 서운하구먼’

이 대화는 이 아파트뿐만 아니라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요즈음 사람들의 풍속도(風俗圖)를 보는 것 같으며 그들의 이사 후평(後評)은 우리들에게 시사해주는바 클 뿐만 아니라 나는 어느 쪽에 해당되는지 한번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웃사람들에게 얼마나 나쁜 인상과 껄끄러운 인상을 주었으면 이사를 가면서 ‘거! 참! 시원하게 됐구먼.’하는 이야기를 듣는 지 아쉬움이 들며 이는 예절과 소통이 부족했거나 도덕 생활의 미흡이라고 생각된다.

이처럼 예절과 도덕생활이 미흡한 사람들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도덕 생활이 미흡한 이유를 살펴보면 첫째로 가정에서의 예절과 도덕교육의 소홀, 둘째로 물질만능주의에 의한 가치관의 혼란과 학교·사회에서의 도덕교육 부실, 셋째로 도덕적 삶에 대한 기성세대의 관심 부족과 이기주의 성향이 함께 어우러진 때문이라고 본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도덕을 상실한 국가는 아무리 정치·경제적 기반이 건실해도 역사 속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경우가 많다. 우리가 어떤 희생과 대가를 치르더라도 기필코 도덕만은 바로 세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살아가면서 순이네처럼 ‘그 집 사람들 예절바르고 참 좋은 사람들인데, 서운하구먼’하는 평을 받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평소에 이웃 사람들에게 예절이 바르고 겸손하고 다정 다감한 인상을 주었기 때문에 주위사람들이 서운했을 것이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 일컬어 왔으며 일찍이 신라 진평왕 8년(586년)에 이미 예절을 관장하는 예부를 두었으며, 고려 인종 때에는 상정고금예문(詳定古今禮文)을, 조선 성종 5년(1474년)에는 나라의 예절을 정하는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를 펴내는 등 예절을 중시하며 지켜왔다.

공자께서는 선비가 갖추어야 할 6가지 덕목(德目)의 첫째로 예(禮)를 들었으며 ‘예절을 배우면 더 착하고 겸손하게 살 수 있으므로 예절을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고 하였다.

사람이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회 생활에 필요한 예절과 사회 규범들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

우리가 서로 예절을 지키다 보면 자연히 껄끄러웠던 관계도 원만하게 풀리게 된다. 예절은 인간 관계에서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 못했을 때에는 사회로부터 비난을 받게 되거나 어긋난 길을 걸을 수도 있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면서 ‘거! 아무개 자식 사가지가 없어, 아무개 자식 버르장머리 없어’라는 속된 이야기를 듣지 않게 하는 것이 어려운 일일까?

인사만 잘해도, 예절만 잘 지키어도 이런 이야기는 듣지 않을 수 있다.

예절 교육은 가정의 책임이 제일 크고 다음으로는 학교와 사회어른들의 책임이 크며 우리는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을 잘 알고 있다.

가정은 도덕교육의 최초의 학교이므로 바쁜 일상 속에서 항상 ‘우리 집의 예절은 바른가’를 뒤돌아보고 자녀들에게 바른 예절과 기본 생활 습관을 바르게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바른 행동이라 할지라도 예의가 뒷받쳐 주지 않으면 존경을 받을 수 없으며 남과 화목함에 있어서 예의가 으뜸’이라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예절은 아는 것도 좋지만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므로 실천하는 예절을 가르쳐야하며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그 사람, 예절바르고 참 좋은 사람인데’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하여 명랑한 사회, 밝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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