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자살 근본대책 필요(수정)
잇따른 자살 근본대책 필요(수정)
  • 김장천
  • 승인 2009.09.20 15: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2년간 도내에서만 교도소에 수감된 재소자 자살사건이 잇따라 수감자 관리 실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자살사건 2건 전부 숨진 시간과 장소, 그리고 방법이 동일했기 때문이다. 시간대는 오후 11시에서 오전 1시 사이였고, 장소는 화장실에서 속옷을 이용해 목을 매 자살을 시도한 것이다.

특히 이들은 자살이전 식사량이 준다거나 심한 우울증, 동료 재소자들과의 대화 및 가족과 서신 단절 등 ‘자살징후’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 수용자의 자살에 대한 근본적인 요인과 이에 따른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19일 오전 0시 50분께 전주교도소에서 미결수 수감방에서 재소자 김모(34)씨가 자신의 속옷 상의를 이용해 화장실에서 목 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김씨는 이미 경찰에 검거되기 직전 연탄불을 피우고 자살하려던 전력 등이 있어 교도소에서 ‘특별관리대상자’로 분류돼 미결사동 독방에 수감됐었다.

이곳에는 CCTV가 설치돼 있는 시설로 전주교도소에는 모두 17개 방에 설치돼 있다.

이후 재소자 전담 상담원과 상담목사, 전문의 등은 김씨가 사용하던 노트와 낙서, 생활태도 등을 종합 분석해 ‘자살 우려가 없고 독방에 있는 것보다 다수가 있는 곳에서 지내는 게 수감생활에 효율적’이라고 판단, 지난 14일 혼거방으로 옮겼다. 김씨가 수감된 지 17일째 되던 날이었고 방을 옮긴지 6일째 되던 날에 자살을 시도해 숨졌다.

이에 앞서 지난 2008년 2월 3일 오후 11시께는 전주교도소 미결수 수용중인 김모(24)씨도 화장실에서 속옷으로 목 매 자살했다.

이처럼 교도소 내 화장실이 자살을 시도하는 곳으로 악명을 높이고 있다. 유일하게 순찰중인 교도관의 눈을 피할 수 있는 곳인 데다 화장실 창틀은 유일하게 목을 맬 수 있는 장소다.

여기에다 김씨가 수감돼 있던 미결수 방은 모두 61개로 교도관 34명이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교도관이 순찰을 마치면 곧바로 다음 순찰자가 나서는 ‘밀어내기 식’ 수시 근무 방식으로 20∼30분 간격으로 각각의 수감방에 대한 순찰이 이뤄지고 있다.

자살의 경우 통상 3분이내에 발견해야 목숨을 살릴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자살예방에는 한계가 있어 경비관리 시스템 개선과 재소자들의 심성을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교도소 보안과 관계자는 “재소자 자살예방을 위해 전문가 상담 및 순찰강화 등에 적극 나서고 있고, 김씨의 경우 상황발생 후 약 4분만에 이뤄진 것으로 신속한 조치였다”며 “화장실 창문 및 CCTV 설치의 경우 인권문제가 있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족들은 19일 오후 김씨가 자살을 시도한 현장과 경비시스템 등을 모두 점검한 뒤 화장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장천기자 kjch@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