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완주 통합, 불신 털어내고 열린대화 나서야
전주·완주 통합, 불신 털어내고 열린대화 나서야
  • 김한진
  • 승인 2009.09.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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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삼 완주군 부군수는 전주시 제안에 대한 기자회견에 조금 앞서 “전주시 제안을 받은 이후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주시의 제안이 공식 전달된 뒤의 고민은 오 부군수 뿐만이 아니었고 군 관계자 모두가 잔뜩 긴장한 분위기가 역력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를 증명이라도 하듯 기자회견 자료는 총 4가지 종류로 다양하게 그리고 자세하게 제시됐다. 전주시 제안 내용,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분석한 A4 용지 16매 분량의 검토결과 보고서, 완주군 제안내용과 전주시 제안내용을 일목요연하게 비교한 도표, 그리고 이를 종합적으로 다시 재정리한 A4 용지 5매의 종합발표문 등으로 짜여졌다.

사용된 용어들은 단호했다. “개탄스럽고 실망스럽다” 또는 “후안무치의 전형”이라든지 “한심한 제안”이라는 용어가 거침없이 사용됐다.

그만큼 전주시에 대한 실망감과 불신이 그동안 십수년간의 통합논의 과정에서 쌓인 불신의 골이 깊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는 것으로 해석됐다.

통합논의 때마다 똑같은 문제로 논란이 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주시 제안 내용이 진일보한 구석이 없다는 점에서 완주군이 가지는 불신감에 대해 전주시가 어떻게 반응할 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행안부 발표대로라면 통합의 핵심 키워드는 ‘주민의 절대적인 통합의사’이다.

따라서 완주군의 검토분석 결과처럼 전주시가 과연 완주군민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안중에도 두고 있지 않다면 전주-완주 통합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일각에서 지적되고 있는 것처럼 통합을 정치적 이용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오해를 불식시킬 수도 없는 상황이다.

물론 전주시 입장에서 완주군이 전주시가 제대로 약속이행을 했음에도 이를 받아먹기만 하고 통합에는 먼 산 불구경하듯 할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는 없다.

문제는 양 지자체가 ‘주민의 뜻’에 편승하거나 그 뒤에 숨어 또다른 의도를 펼쳐가려 하지 말고 그동안의 불신을 털어내고 진정 양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상생발전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열린마음으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그럴 때 비로소 상호간에 의혹의 눈초리만 보내고 있는 ‘통합 의지에 대한 진정성’이 담보될 수 있다고 본다.

완주=김한진기자 khj2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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