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자-숯이 된 느티나무 밑둥치
강명자-숯이 된 느티나무 밑둥치
  • 하대성
  • 승인 2009.09.10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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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는 우리나라 거의 모든 지역에서 자라는데 흔히 마을 어귀에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정자나무이기도 하다. 옛날부터 마을을 지켜주는 마을나무로 널리 심어온 나무 중 하나이다. 또한, 은행나무와 함께 오래 사는 나무로 잘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1,000년 이상의 나이를 먹은 60여 그루의 나무 중 25그루가 느티나무라고 한다. 이들 대부분은 천연기념물이나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순창군 동계면에 있는 장구 목과 구미리 중간 약 1.5km 에 있는 섬진강 상류의 마을이다. 마을은 한적한 산골이다. 산비탈을 갈아 만든 밭들이 있고 너 댓 가구에 노인들 몇몇이 산다. 빈 마을에서 빈 마을로 이어지는 길 위에 인기척을 느끼기 힘든 이곳은 워낙 오지마을이기 때문인지 뭇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마을 입구에는 이름표도 없다. 마을로 들어서는 입구 이곳에 도로 옆으로 오래된 느티나무가 있다. 정확한 수령은 알 수 없으나 행인들의 의견으로 보면 약 150년 ~200년 이상 되었을 거라고 했다. 마을 사람들의 쉼터인 듯하다. 위로 뻗는 가지와 이파리들은 차랑차랑하는데 수령이 많아서인지 밑둥치가 깊이 썩어 있는 채로 대책 없이 방치되어 있다.

그런데 고사가 될 위기에 처해 있는 나무 밑둥치에 언제 그랬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누군가 불을 지른 흔적이 있다. 새까맣게 타서 나무 속 일부는 숯이 되었다. 살아있는 나무에 그것도 수많은 가지를 키우고 있는 맨 밑둥치에 불을 지른 행위는 이해할 수 없다. 그나마 언제부턴가 쓰레기통처럼 쓰여 지고 있는 것 같다. 미관에도 좋지 않다. 나무가 이 정도로 썩어 들어갔으면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나무 썩음 방지 치료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살아있는 생명에 더 이상 학대는 하지 말았으면 한다.

강명자 도민기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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