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자-40년 고추방앗간 운영 박경순사장
강명자-40년 고추방앗간 운영 박경순사장
  • 하대성
  • 승인 2009.09.10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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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조량이 많은 요즘 포장도로 옆으로 고추 말리기가 한창이다. 고추를 건조하는 방법에 따라 고춧가루 맛의 차이가 난다. 햇빛에 말린 고추는 양건으로 표피가 매끈하고 색깔이 선명하고 윤기가 있다. 잘 말린 고추를 흔들어 보면 씨앗의 맑은소리가 난다. 고춧가루를 식별하는 방법은 고춧가루가 유난히 붉은빛이 곱게 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고춧가루를 유리컵에 담은 후 식용유를 고춧가루가 잠길 만큼 붓고 이것을 지글지글 거릴 정도로 끓여 고춧가루 양의 3∼4배 정도의 물을 부어 색채를 본다. 이때 물들인 고춧가루는 핏빛의 새빨간 색을 띠나 순수 고춧가루는 노랑 빛의 분홍색채가 나온다. 고춧가루를 두부와 함께 끓인 다음 두부만을 꺼내 깨끗한 물에 담가 둔다. 이때 두부가 깨끗해지면 진짜 고춧가루이며 붉은 물이 들어 빠지지 않으면 물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40년간 고추방앗간을 운영하는 박경순(67)씨가 들여준 좋은 고춧가루 선별법이다. 고추는 비닐 봉투에 담아 밀폐시킨 후 그늘진 곳에 보관하여야 하며 공기 접촉 시 색깔의 변형과 곰팡이와 나방 벌레가 생기기 쉽다고 했다. 고춧가루는 온도가 높을 때 곰팡이가 피고 변질이 되기 쉬우므로 냉장보관 해야 하며, 오래되면 딱딱하게 굳어지며 색깔이 검게 변하므로 바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박경순씨는 40년 동안 한 자리에서 고추방앗간을 운영하고 있다. 오랜 경험으로 손님이 고추를 가져오면 양건인지 화건인지, 첫물인지 두물인지 고추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본다고 했다. 단골손님이 주문을 하지 않아도 어떤 용도의 고춧가루로 빻을 것인가를 안다. 그래서인지 몇십 년 단골손님들이 아직도 이 방앗간을 애용하고 있다. 이곳에는 돌에 원형으로 된 절구통이 있다. 고춧가루가 돌에 부딪히면서 맛을 낸다고 했다. 이 지역에서는 이 방앗간에만 있다.

정월리에서 온 김 할머니(78)는 다른 곳에서 빻은 고춧가루와 이곳에 고춧가루를 비교해 볼 때 맛이 다르다고 했다. 그래서 이곳 방앗간을 다닌 지 35년 가까이 된다고 했다.

이곳에서는 하루에 500~600근 정도 고춧가루 작업을 한다고 했다. 단골들의 편의를 위해 타지에 사는 자녀들에게 직접 포장을 하여 택배로 보내 준다고 했다. 박경순씨는 인근 농가에서 고추를 구입하여 서울 모 사회복지관과 직접거래도 한다. 서로 믿고 신뢰할 수 있어서인지 해마다 그 양이 늘고 있다고 했다. 입맛 까다로운 도시 사람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질 좋은 고추 고르는데 많은 고심 한다고 했다.

고추는 우리 식탁에서 빠뜨릴 수 없는 전통 식품이다. 고추의 매운 맛이 경기불황일 때 더욱 인기가 높다는 점이다. 이는 한의학적으로 볼 때 일리가 있는 말이다. 매운 맛은 기운을 발산하는 성향이 있어 마음속에 고여 있는 우울함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고추는 성질이 뜨겁고 맵기 때문에 평소 몸이 차서 소화 장애를 자주 경험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식품이다. 매운 맛이 소화를 촉진하고 침샘과 위샘을 자극해 위산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강명자 도민기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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