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희 군산적십자평생대학장/도 명예감사관> “적발보다는 적극행정 장려, 감사 분위기 변화 실감”
<최용희 군산적십자평생대학장/도 명예감사관> “적발보다는 적극행정 장려, 감사 분위기 변화 실감”
  • 이수경
  • 승인 2009.09.09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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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처음으로 전라북도의 명예감사관으로 위촉 받고 정부합동감사에 참여했을 때 큰 변화를 실감했었다. ‘스폰서 쉽’· ‘파트너 쉽’· ‘컨설팅’ 감사 등등. 우선 감사라는 단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수식어에 놀랐고, 실제로 적발 위주보다 피감기관을 도와주는 혁신적인 감사가 실시되는 것에 더욱 놀랐다.

그리고 이번에 참여하게 되면서 솔직히 2년전 경험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 반 걱정 반이었다. 하지만 이런 우려가 나만의 기우였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감사관과 피감자들이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마주하고 의견을 나누는 모습에서 보다 더욱 성숙된 감사현장을 보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감사가 느슨하게 진행됐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적극적으로 일을 하다 지적된 사안에 대해서는 서로 고민하며 효율적인 방안을 도출하지만 무사안일이나, 고의적인 불법은 단호한 잣대로 엄정한 감사를 해야 한다는 방침에는 추호도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정부합동감사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어 자치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적극적 행정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진행된 것은 분명하다. 운영 전반에 걸쳐 피감기관과 상호협의하고 조정하여 수감기관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감사부담 최소화’라는 기본방향이 고스란히 적용된 것이다.

위법성이 드러난 사무에 한해서만 미리 통보하는 ‘감사개시 요건을 충족하는 감사’, 적극행정 면책제도를 시행하는여 수범 공무원은 포상하지만 무사안일·소극적 행정 등의 행정행태는 집중 적발하고 엄중 문책하는 ?적극행정 장려감사?, 지역현안 사항에 대한 해결방안 및 대안을 제시하는 ?현안문제해결 감사」 등이 좋은 예이다. 감사장 입구에 ‘지역 현안 및 기업 불편 신고센터’와 ‘면책제도 상담창구’를 운영한 점도 변화된 감사를 실감케 했다.

이 같은 「적극행정 장려 감사」의 중심에는 여성감사반장으로서 외유내강을 통해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준 김혜순 반장을 비롯한 9개팀 33명의 감사관들이 있었다.

현장을 함께 방문하면서 열심히 노력한 공무원에게 격려와 칭찬의 말을 전하며 흐뭇해하는 감사관의 모습도 보았고, 반대로 잘못된 행정에 대한 개선안을 지도하면서 가슴 아파하는 감사관들의 힘든 표정은 옆에서 보기 미안 할 정도였다. 그전처럼 감사 중 큰 소리로 호통이라도 한번 치고 나면 스트레스가 좀 풀리기도(?) 할텐데 오히려 개선안 지도에 신경을 쓰는 감사관의 모습에서 달라진 감사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행정의 궁극적인 목적이 ‘보국안민’에 있다면 감사관이나 수감기관이나 목표는 한가지 일 수밖에 없다. 오직 주민을 위한다는 일념으로 공무원이 공정하게 행정을 수행하고 품위를 잃지 않는다면 사실 감사가 필요 없다. 여기에 주민들의 협조가 더해진다면 모두가 불편부당함 없이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적발해서 처벌하기 보다는 가급적 개선하고 지도하여 적극 행정을 유도해 내려는 정부합동감사반의 달라진 모습은 바로 이 부분의 중요성이 인식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명예감사관으로 참여하면서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이번 정부합동감사에서는 칭찬받는 공무원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감사를 두려워하기 보다는 오히려 진흙 속의 진주가 발견되듯 감사를 통해 일 잘하는 공무원이 많아진다면 해당 공무원은 말할 것도 없고 전라북도로서도 매우 가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전북도민의 한사람으로서 무더위에 장기간 감사에 임해주신 김혜순 감사반장을 비롯한 9개팀 33명의 감사관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면서 지방의 애로가 제도적으로 보완될 수 있기를, 또 감사관들의 노고가 전라북도 발전에 크게 기여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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