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근 전북도의원> 교육 보건정책의 가치를 되새기며
<김연근 전북도의원> 교육 보건정책의 가치를 되새기며
  • 김은희
  • 승인 2009.09.07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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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 모든 일의 뒤편에는 보이지 않게 일하는 사람들이 있는 법이다. 이들은 드러나지 않지만 세상을 윤택하게 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다. 우리가 사는 사회가 아름다운 것도, 우리사회에 희망이 있는 것도, 이렇듯 보이지 않는 뒤편에서의 헌신과 봉사가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참 감사한 분들이다. 최근 신종플루 대유행을 보면서 일선학교에서 신종플루와 맞서 싸우는 보건교사들의 고민과 활동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신종플루의 빠른 확산을 막기 위해 소리 없이 전쟁을 치르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신종플루가 공포스러운 이유는 해외여행과 무관하게 지역사회 감염이 아주 빠르게 확산되는데 있다. 새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2/3가 그렇게 감염되었다. 특히 주요 감염환자의 70%이상이 10∼20대여서 전북에서도 2학기 개학을 맞아 5곳의 학교에서 휴교령이 내려지는가 하면, 대학과 학원가까지 신종플루 공습에 고심하고 있다.

문제는 학교나 학원가에 공포가 확산되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것인데, 현재로선 집에서 ‘방콕’하는 것이 유일한 대책인 셈이다. 나는 이번 사태를 바라보며 아직도 우리는 재난을 대비한 준비에는 소홀했음을 마음깊이 느꼈다.

준비된 상황은 우연한 돌발에 의연한 법이다. 그리고 그 의연함에 주변도 덩달아 안정을 찾는 법이다. 이제까지의 학교 보건행정이 좀 더 준비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크지만 이제라도 그 가치를 인정하고 준비해야 한다.

전라북도교육청은 보건정책개발부터, 보건인력증원, 보건예산확충, 체계적인 보건교육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연계까지 담은 보건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는 학생의 건강뿐 아니라 교직원, 학부모, 지역사회 주민에게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파급력을 지녔고,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가져 올 가치를 지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의 실상은 어떤가. 1/3 이상의 학교에 보건교사가 없고, 있다하더라도 학생 수에 상관없이 단 한명인 학교가 부지기수며 아예 없는 학교에서는 보건교사가 아닌 다른 교사가 보건 업무를 대신하고 있어 전문성 부족에서 오는 애로는 고스란히 아이들 몫이다. 보건실이 없는 학교도 상당수이다. 그리고 있다 하더라도 보건실 현대화사업에 목마르고 있어, 현대화를 기다리다 못한 보건교사들과 아이들의 목은 기린 목이 될 정도이다. 내년도 교육청의 재정여건을 생각한다면 보건실 현대화는 깜깜하기만 할 것이라고 예견되어 아쉬움이 커진다. 사실 이번 신종플루 예방차원에서 손 씻기를 당부하면서 학교에는 수도꼭지 등의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겨울을 넘기더라도 수그러들지 않을 거라는 전문가들이 경고가 있지만 겨울철에 온수가 보급되지 않는 학교가 대다수에다 항균 액체비누는 커녕 비누조차 없는 곳이 태반이다. 또 학교에서 발병이 늘자 학교마다 대책이 제각각이다. 학교단위에서 세밀한 상황을 예측해 행동하도록 하는 매뉴얼이 없기 때문이다. 학교는 아이들의 건강관리를 위한 책임이 있다. 그래서 보건이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행정이 아니다.

아이들이 아플 때마다 집에서 쉬게 한다던가, 유행성 질병이 만연할 때 마다 휴교를 한다면 보건정책도 보건교사도, 그리고 보건실도 없다고 문제될 건 없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대유행을 우려한 출발점에 서있다. 전염병의 유행에는 많은 변수가 작용한다. 현 시점에서 백신과 항바이러스제의 충분한 확보와 보급, 일관된 방역 대책과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재난시스템을 가동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이와 함께 확률게임에서 변수를 통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교육보건정책이라는 인프라를 구비해야 한다. 왜냐하면 성장하는 아이들의 건강과 안정을 분명히 책임지고 간다는 자신 있는 모습. 분명 신뢰할만한 인프라이자 선진행정의 면모를 갖춰나가기 위한 한 발 내딛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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