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광역권 3개 이상 대학 통폐합 추진
2005년 ‘4+4+2 전북대통합론’에 다시 불이 지펴질까.당시 전북지역 대학가에서는 국립대인 전북대(4년), 군산대(4년), 익산대(2년)의 대통합논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군산대가 두 달 만에 통합반대를 선언한 후 발을 뺐다. 결국, ‘4+4+2 통합’을 목표로 했지만 완결판은 다음으로 미루고 지난 2007년 ‘4+2 통합’으로 1단계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국립대통합논의는 수면 아래로 잠겼다.
2년이 지난 2009년 8월, 정부는 국립대 구조조정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목표는 ‘1도(道) 1국립대’다. 대상도 3개 이상으로 확대했다.
권역별로 3개 이상의 국립대를 하나로 통합하는 국립대 구조조정 방침을 다시 추진하기로 한 것. 이에 따라 깊은 잠에 빠져 있었던 전북대와 군산대 2단계 통합과 함께 이번에는 전주교대와의 통합도 함께 논의대상에 오르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교과부는 ‘2009년 국립대 구조개혁 추진계획’을 확정하고 9월 11일까지 대학들의 계획서를 접수한다고 밝혔다.
교과부의 추진계획대로라면 이미 익산대와 통합한 전북대는 군산대, 전주교대를 통합대상으로 삼을 전망이다. 국립대 간 매머드급 연합대학 추진이 이뤄질 것인지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교과부의 방안에 따르면 동일 권역에 있는 3개 이상의 대학은 각각의 캠퍼스를 유지하며 연합체 형태로 ‘단일 의사결정 체제’를 구성하면서 캠퍼스별 특성화를 추진한다는 것.
연합한 대학들은 서로 유사하거나 겹치는 학과와 학부를 통·폐합하고 각각의 대학을 연구중심대학, 학부중심대학, 특성화대학 등으로 특화한다. 이후 3년 이내에 단일 법인으로 전환하게 해 단계적인 통합을 추진한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대학 시스템을 일부 벤치마킹한 형태다. 캘리포니아주 대학은 연구중심대학(UC), 학부중심대학(CSU), 2년제 단과대학(CCC)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학교법인은 하나지만 캠퍼스별로 특화시켜 운영되고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교과부는 이런 대학시스템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초기단계여서 각 대학들이 내부적 입장을 결정한 바는 없지만 교과부의 국립대 구조조정안에 대한 대학들의 반응은 찬반이 엇갈리고 있어 교과부안의 광역권 3개 이상 국립대 통합의 앞날은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 도내 국립대학별 반응
전북대 긍정, 군산대 교대 부정
교과부의 광역권 3개 이상 국립대 통합을 목적으로 한 구조조정안을 놓고 도내 3개 국립대가 다른 꿈을 꾸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출장중인 전북대 서거석 총장은 11일 기자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교과부의 국립대 구조조정안은 전북대가 지난 2005년부터 지향해온 것과 일치한 것으로 교과부의 방향에 대해 동의한다”며 “그러나 이 방안은 법인화와 맞물릴 수 있으므로 대학 구성원들의 의사를 존중해 방향을 결정해야 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므로 귀국 후 대학 구성원들의 의사를 충분히 수렴해 결정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서거석 총장은 또 “지난 2007년 익산대와 통합 후 모범적으로 3개년에 걸쳐 통합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국내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며 “국립대 통합과 관련해선 귀국 후 교과부와 각 지역거점 국립대 총장들과 논의해 전북대가 추구하는 2020년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이란 목표달성을 위한 방향으로 결정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군산대와 전주교육대는 교과부의 국립대 구조조정안에 대해 부정적 입장이다.
군산대 안홍섭 기획처장은 사견을 전제로 “정부의 국립대 통합은 장기적으로 볼 때 학령인구 감소를 대비해 추진해 나가야할 방향임에는 틀림이 없다”며 “하지만 이번 교과부안의 추진은 방학기간이고 9월11일까지 접수를 하기에는 촉박해 현실적으로 추진이 불가능한 일이다. 특히 국립대 통합의 경우 대학 구성원들과 지역주민들의 의사가 가장 중요한데 하나 된 안으로 도출해내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군산대는 또 국립대 통합안보다는 향후 새만금캠퍼스를 설치해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대학구성원들의 의견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전주교대 나기연 총장 역시 국립대 통합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분명히 했다.
나기연 총장은 “지방국립대와 1:1, 또는 다자간 통합은 장기적으로 볼 때 검토대상이지 현재는 아니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은 후 “지방국립대와 통합과정에서 교대의 특수목적과 정부 차원의 재정지원 등이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는 한 현 단계에서는 논의할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전주교대는 특수목적대학이기 때문에 통합을 한다면 호남권, 영남권 등 광역권 교대간 통합이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교과부안을 놓고 각기 다른 꿈을 꾸고 있는 도내 3개 국립대. 교과부가 이들 도내 3개 국립대의 통합 물꼬를 어떻게 틀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성천기자 hsc924@
** 전주교대 나기연 총장 인물사진은 화상방에 <전주교대 브로슈어> 파일에서 총장얼굴사진을 이용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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