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진 군산여상 교사/문학평론가> 학교운영위원회도 권력인가
<장세진 군산여상 교사/문학평론가> 학교운영위원회도 권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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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7.2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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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정권의 이른바 5 ·31 교육개혁중 지금까지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 학교운영위원회다. 1996년 설립된 이래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거쳐 이명박 정부에 이르러서도 요지부동인 것이 학교운영위원회이기도 하다.

변화가 있었다면 교육감 선출권이 ‘박탈’되었다는 점이다. 각 시·도에 따라 시점상 차이가 있긴 하지만, 지난 해부터 교육감선거가 이전의 학교운영위원의 간접선거에서 주민들의 직접선거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장공모제 학교의 학교운영위원은 교장을 뽑는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되었다. 2007년 9월 1일자 임용을 제1차로 현재 5차까지 진행된 교장공모제의 3차 심사를 해당 학교운영위원들이 하고 있는 것.

물론 학교운영위원들의 3차 심사만으로 교장을 뽑는 것은 아니다. 역시 각 시·도 별로 차이가 있다. 일례로 교육청 주관의 2차 심사점수 40%, 학교운영위원들의 3차 심사점수 60%를 합하여 그중 1순위자를 교장후보자로 추천, 사실상 뽑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럴망정 공모제 교장이 되고 안되고는 전적으로 학교운영위원 손에 달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장공모제의 원래 취지가 그렇기도 하다. 학교운영위원 등 지역사회가 소속 학교에 가장 적합한 후보자를 뽑아 ‘쓰라는’ 것이다.

하지만 학운위원들이 교과부의 추진배경인 “학교 현장 및 지역사회가 원하는 유능한 학교장 임용 필요”에 제대로 부응하는지는 의문이다. 그 점은, 우선 학교운영위원회 구성의 어려움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 특히 농·산·어촌의 경우 하려는 학부모가 거의 없어 억지춘향식 학교운영위원이 많은 현실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그들이 후보자들의 자질과 능력을 객관적으로 정확히 검증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기는건 당연하다. 혈연이나 지연, 학맥 같은 연고주의가 독판치는, 무릇 선거판에서의 고질병이 만연해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의문이 따라 붙는 것도 그 때문이다.

실제로 5차 교장공모제에 지원해보니 학운위원들은 후보자를 아예 만나려 하지도 않았다. 그뿐이 아니다. 심지어 짜증내고, 화를 내기까지 하는 운영위원도 있었다. 그것은 교장을 뽑는 막강한 권한과 비교, 직무유기나 다름없는 행태라 할 수 있다.

도대체 후보자를 만나 누구인지,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지 들어보지도 않고 어떻게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겠다는 것인가? 그것은, 바꿔 말하면 누군가 이미 밀어줄 후보자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학교 내부 지원자가 있는 경우 특히 심하다면 과민반응일까?

학교운영위원은 선출직이다. 모든 선출직들이 그렇듯 학교운영위원 역시 뽑아준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일 뿐 권력이 아니다. 그러기에 후보자가 3명 있다면 그들을 모두 만나야 한다. 소견도 들어보고 인물 됨됨이도 살펴 과연 누가 적임자일지 자녀에게 한 점 부끄럼 없는 선택을 해야 맞는 일이다.

교장임용 방법의 다양화라는 기치 아래 교장공모제가 확대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학교운영위원들의 책무도 무거워진 셈이다. 좋은 취지로 정부가 시행하는 교장공모제에 재를 뿌리는 학교운영위원회가 되어선 안될 것이다.

다시 힘주어 말한다. 학교운영위원회는 학교발전을 위한 봉사직일 뿐 권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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