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야할 땀과 기술의 가치
찾아야할 땀과 기술의 가치
  • 이한교
  • 승인 2009.07.17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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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노동부가 3만 1000여 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올 1/4사분기에 기업이 충원하지 못한 일자리가 6만 8000여 개라고 한다. 그런데 실업자가 넘쳐나는 기이한 일이 지속되고 있으니 답답하다. 안정적이고 좋은 일자리를 원하는 고급인력은 넘쳐나고,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기능 인력은 부족한 현상이다. 이 인력마저 서비스업이나 유흥업소로 빠져나가 산업현장에서 젊은이를 찾기 어려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데 있다. 기간산업이 무너지면 경제가 파산하고, 이 파산은 국민의 삶을 불행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모두가 무관심하다. 특히 나라를 이끌고 나가는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 막연한 생각으로 사는 것 같다. 실로 정부가 내 놓은 정책을 보면 무늬만 화려할 뿐 무골(無骨)이다. 체계가 서 있지 않고 어지러워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사교육비가 문제라면서 4년제 대학진학 율을 발표하게 하여 이를 자랑하게 만드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 대학진학을 전제로 초등학교 때부터 그 힘든 사교육에 내몰리며, 대학입학을 준비하는 청소년들, 4년제 졸업장을 들고 찾아갈 곳이 부족한데도, 내 자식만큼은 반드시 4년제 대학진학을 시켜야 한다고 고집하는 이유를 정부는 정말 모르고 있는 것인가. 자식의 사교육비 마련을 위해 접시를 닦는 어머니의 부르튼 손과 구겨진 마음을 끝까지 외면할 것인가. 1년에 35조에 달하는 사교육비를 쏟아 부으면서 까지 고급실업자를 만들어야할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것처럼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정부는 진정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 물론 반대의 의견도 있을 수 있지만, 그 길이 어렵고 험난하다 해도, 이대로 갈 수는 없지 않은가. 진정 사교육비으로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보고서야 때늦은 후회를 할 것인가. 지금 사교육비 부담으로 저 출산율이 세계 1위라고 염려하는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는가.

백년지계막여식인(百年之計莫如植人)이라 했다. 평생의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인재 양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인재란 탁월한 인재, 즉 검증된 일류인재가 아니라, 지금 현실은 성실하고 건전한 가치관을 가진 적절한 사람을 말하고 있다. 즉 땀과 기술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 지금 필요하다는 얘기다.

더 늦기 전 정부가 나설 때이다. 지혜로운 현장 중심의 정치인이 나와야 한다. 탁상을 떠나서 서민 속으로 들어가 진정한 땀의 가치를 체험하려는 정치인, 학력보다는 기술의 중요함을 절실하게 아는 정치인, 청년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그들이 꿈과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투자할 줄 아는 정치인, 현장의 망치 소리가 대한민국을 지킬 거라 믿는 정치인, 정당을 떠나 양보할 줄 아는 정치인, 명예를 중시하고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정치인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명박 대통령이 만들어 가겠다는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가 반드시 성공해야 된다. 고교를 졸업해도 대학을 나온 사람보다 존경받고, 수입도 많으며, 평생직장의 전문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사회가 안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 늦기 전, 일관성 있는 정책으로 "땀과 기술의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으로 미래를 열어야 하고, “평생기술로 평생직장”을 꿈꾸는 젊은이가 잘살고 대접받을 수 있는 시대를 펼쳐야 대한민국이 산다.

잃어버린 "땀과 기술의 가치"를 찾아야 불법이 사라지고, 인심이 살아나고 삶의 질이 향상될 거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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