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담이 그칠 줄 모르는 한 무리의 여자계원들 같은데 식탁에는 식당 음식 대신 쑥개떡 한 접시가 놓여 있어 슬쩍 건너다보니 이건 개떡이 아닌 꽃떡 이다. “이런 구질구질한 날들, 찰흙 가지고 놀던 어릴 때를 생각하며 갖가지 모양을 만들다보면 기분이 한결 밝아지지요” 효자동에 산다는 이용숙(72)씨. 그래서 봄에 준비해 놓았던 쑥을 이용, 매화와 국화, 진달래를 피우고 나뭇잎도 피웠다. 맛 좀 보라는 권유에 먹어버리기엔 아까운 모양새의 매화를 집어 조심스레 입에 넣었다. 쌉싸름하면서 쫀득쫀득하게 씹히는 맛에 매화 향까지 배인 듯하다.
아무데서나 쑥쑥 자라서 쑥이라 한다는 쑥은 사람보다 먼저 이 지구상에 존재했으며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으로 폐허가 된 속에서도 제일 먼저 싹이 튼 식물로 알려졌다. 그만큼 강한 생명력이라 우리의 단군신화에도 등장하는 것이리라. 베인 곳이나 코피가 날 때 손바닥으로 비벼 지혈제로 쓰는 것을 비롯해 여러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효능을 자랑하는 쑥은 가난하던 농촌에서 보릿겨를 섞어 쪄먹던 구황식품이기도 한데 지금은 건강을 생각하는 웰빙식품으로 각광 받고 있다.
그 쑥개떡을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① 쑥은 끓는 물에 삶아 담갔다가 물기 없이 짠다.
② 쌀은 충분히 불린다.
③ 삶은 쑥과 불린 쌀은 1:2 비율로 방앗간에 가서 빻는다.(적당량 소금첨가)
④ 가루는 끓는 물로 익반죽해서 갖가지 모양을 만든 후
⑤ 끓는 찜통에서 충분히 익힌다.
반죽은 여러 번 치대야 쫄깃쫄깃하며 찐 후 식혀 먹어야 맛있다. 요즘처럼 끊임없이 비가 내리는 날 밖에 나가 놀 수 없는 아이들과 함께 갖가지 모양대로 만들다보면 재밌는 놀이도 되지 않을까?
*봄에 준비하지 못한 쑥은 대형마트에 가면 쑥과 쌀가루로 포장된 것이 있다.
이용미 도민기자<문화관광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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