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가 대학생이 되면 하루의 주기 뿐 만 아니라 일주일간의 주기로 계획을 세워서 생활한다. 즉, 월요일은 학교에 가고, 화요일은 서클활동, 수요일에는 아르바이트, 목요일에는 데이트, 금요일에는 독서, 토요일에는 스포츠, 일요일에는 교회나 다른 종교 활동을 하고 월요일에는 원래의 주기로 되돌아온다. 그리고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갖게 되면 1주간의 주기로만이 아니고 1개 월 간의 주기로 생활을 해야 한다. 그래서 스케줄은 더욱 복잡해진다. 한 달의 첫 주간은 시장조사를 하고 2주째는 시장분석, 3주째는 분석결과에 따른 영업활동, 4주째는 영업성과 분석, 다시 다음 달이 시작되면 또 다른 시장조사, …와 같이 되풀이된다. 이렇게 인생에 있어서도 임계점에 해당하는 고비마다 생활 패턴의 분기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분기가 계속되어 생활이 복잡하게 겹치게 되고 그 속에서 여러 사람이 교제하고 그러한 친분으로 사업에 도움을 받기도 하며 때로는 엉뚱한 재미 또는 피해를 보는 등, 앞날을 예측하기가 점 점 더 어려워진다. 즉, 카오스가 일어나는 것이다. 성공인가 실패인가, 아니면 그럭저럭 현상유지인가, 어떻게 변할지 장담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인생의 출발점은 누구나 거의 같지만, 대부분이 앞에서 본 것처럼 2주기, 분기, 3주기 분기, …등을 거쳐서 카오스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초등학교 때는 그다지 뛰어나지 못했던 친구였는데, 동창회에서 만나보니 회사의 중역이나 장성이 되어 있거나 한다. 두 사람이 처음에는 비슷한 처지였는데 나중에는 전혀 다른 직업에 종사한다든지 판이한 삶을 찾게 되는 것이다. 초기치의 민감성, 즉, 초기치의 차이가 분기를 되풀이하면서 큰 차이로 확대되어 버린 결과이다. 초등학교 때 한 두 번 했던 지각의 버릇이 4주기 분기에서는 아르바이트에 지각을 해서 쫓겨나고, 데이트 시간에 늦어서 애인에게 실연당하고… 등등 걷잡을 수 없이 사건들이 겹쳐가는 것이다. 인생은 이처럼 카오스가 본질인지도 모른다.
저작권자 © 전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