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쌀 산업 군산을 벤치마킹하라
대한민국 쌀 산업 군산을 벤치마킹하라
  • 장병수
  • 승인 2009.07.07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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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쌀 시장에서 이제 군산 쌀은 더 이상 저가 푸대접 받는 호남미가 아니라,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받는 고품질 쌀이 되었다. 군산시 쌀 공동브랜드인 “철새도래지쌀”이 대한민국 쌀수출 1호를 기록하였으며, 대야농협에서 출하하는 “큰들의 꿈”이 지난해 (사)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주관으로 실시된 ‘2008 고품질 브랜드 쌀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등 군산 쌀의 경쟁력이 급속하게 향상되고 있다.

그럼, 도대체 군산 쌀 산업 분야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을까? 관행적인 농법에 찌들어 있던 전형적인 터전에서 새로운 변화를 읽고 시대에 맞는 트렌드를 실천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산시와 농업인들 사이에서는 호남평야의 출발점에서 대한민국 쌀 산업의 역사를 새로이 쓰고자 하는 조심스런 시도들이 곳곳에서 감지되었다. 토양 분석에 의한 과학적인 영농지도, 관행적인 화학비료 지원 보다는 토질에 맞는 맞춤형비료 지원 그리고 미래 쌀 산업의 중요성과 변화에 대한 지속적이며 체계적인 교육활동 등이 주요했다. 물론 현장의 움직임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소비자들과 유통업자들의 군산 쌀에 대한 변화된 생각도 큰 몫을 차지했을 것이다.

군산 쌀의 고품질화 프로젝트에 향후 대한민국 쌀 산업을 선도한다는 비젼이 담기고, 과학적인 영농이 접목되면서 2005년 군산 쌀은 “신동진벼”로 간다는 차별화 전략이 적중했다고 본다. 그래서 2003년 신동진벼는 군산시 벼재배면적의 5%에 불과했던 것이 2005년부터 60% 선을 유지하면서 군산 쌀의 시장 경쟁력은 크게 향상 되었다고 한다.

어쩌면 수도작에서 지역 전체 재배 면적 중 단일 품종으로 50% 이상을 유지한다는 것은 전국 어느 지자체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사례일 것이다. 하지만 군산은 당당하게 조직화했으며, 규모화를 이루어 냈다. 이것이 바로 Global화에 따른 개방화에 직면한 대한민국 농업의 미션이라 할 수 있는 조직화를 통한 품목 경쟁력 향상의 성공적인 벤치마킹 모델이라 생각한다. 이 모델은 반드시 생산자인 농업인들의 소득향상과 직결되어야 하며, 현장의 만족도 역시 벤치마킹 모델로 자리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군산시농업기술센터가 밝힌 최근 5년간의 군산 쌀 산업의 경영 진단 결과는 향후 대한민국 쌀 산업의 육성 방향에 중요한 바로메타가 될 것이다. 즉 2003년부터 실시한 군산시의 맞춤형복합비료 지원정책과 신동진벼를 중심으로 한 50% 이상의 단일 품종 재배 그리고 지역 농협과 민간 RPC의 역할. 그가 밝힌 자료에 의하면 지역 농업인들은 5년간 약 450억 원의 잉여소득을 올렸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수량 증수에 따른 200억 원, 매입시 추가금과 출하 가격의 상승분으로 220억 원 그리고 38%에 달하는 비료 살포량의 감소에 따른 30억 원 등이다. 수치의 정확성을 따지기 전에 얼마 전까지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던 군산 쌀이 이제야 비로소 올바르게 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산 쌀에 대한 인지도는 아직 장담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신동진벼로 단일 품종 재배 면적이 더 확대되어야 하며, 소비자들의 입맛에 맡는 고품질 친환경 쌀 생산을 위한 과학적 영농지도와 접목이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이웃 일본의 경우 우리 보다 가격 경쟁에서 불리한 조건임에도 불고하고, 쌀 시장 개방에서 선전하고 있는 배경에는 일본 전체 벼 재배면적의 80%를 “고시히가리”라는 단일 품종이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어차피 5년 후에는 쌀 관세화를 해야 하며, 쌀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 현재처럼 많은 품종을 각자 재배해 판매한다는 것은 대단히 비효율적인 방법이다.

최근 군산 쌀 산업이 보여준 50%이상의 단일 품종 재배 확대와 맞춤형 지원으로 많은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해당 지역의 공동 브랜드 쌀이 공급되어야 한다. 각 지자체의 쌀을 선호하는 소비자층이 두터워 지면 질수록 지역의 쌀 산업 경쟁력은 개선될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 쌀 산업의 새로운 이정표는 군산 쌀에 있으며, 성공적인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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