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규인 前 전북광역자활센터 센터장> 희망근로사업에 대한 노인 참여자들의 입장
<백규인 前 전북광역자활센터 센터장> 희망근로사업에 대한 노인 참여자들의 입장
  • 김은희
  • 승인 2009.07.0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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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가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기부양과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전국적으로 25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자 ‘희망근로 프로젝트’를 한시적으로 시행중이다. 만 18세이상의 생계가 곤란한 국민중 근로능력만 있으면 연령에 상관없이 선발하여 사업장에 배치하고 있어 많은 노인(만 65세이상)들이 일자리를 갖게 되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렇게 노령인구의 과다참여가 본래의 희망근로사업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은 희망근로의 본뜻을 잘 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희망근로는 일자리가 필요한 어려운 이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주기 위한 사업이다. 또 이웃 간의 따뜻한 정을 나누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러한 사업이 어느 누구에게 희망근로사업의 대부분이 젊은 층들이 기피하는 일들로 구성되어 있고 근로조건도 젊은 층들의 취업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했기에 노인들의 참여가 두드려졌을 뿐이지 노인들의 과다참여로 희망근로 사업의 성패를 가리는 척도로 삼는 다는 것은 옳지 못한 생각이라고 본다.

유럽의 노인복지제도나 일본의 노인근로시스템 수준까지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길어지는 평균수명에 비해 복지수준은 미흡하고 마땅한 일자리도 없는 노인들이 공원이나 경로당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야 말로 얼마나 비생산적인가?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 제공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러한 노인들에게 일자리가 제공된다는 것이 얼마나 뜻 깊은 일인가!

지역마다 노인일자리창출을 위한 실버취업박람회 등이 홍수를 이루고 있고 정부차원의 노인일자리 지원사업도 여러모로 실시되고 있지않는가. 어느곳이나 노인들의 높은 관심과 참여열기로 뜨거웠으니 우리나라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창출이 가지는 의미와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혹 노인근로는 각종 사고위험이 높고 근로강도도 약해, 비생산적일 수밖에 없다는 사회적 편견은 노인들에게는 견딜 수 없는 서글픔을 넘어 분노로 다가온다.

노인근로가 생산적이지 못하니 누군가의 보호를 받고 여생을 보내야 한다면 이것이야 말로 막대한 사회적 손실비용이며 가뜩이나 어려운 청장년층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비생산적인 요인 아닌가?

김순심 할머니(72·금암2동)는 현재 희망근로사업에 참가하고 있다. 일흔을 넘긴 나이에 김 할머니가 희망근로에 나선 것은 “자식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일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병이 난다”는 생각에서라고 한다.

김 할머니는 “나이는 많지만 일을 하고 싶고 일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하니까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는 것”이라며 근로를 만류하던 자녀들과 담당자를 설득했다. 김 할머니는 “평생 일을 하며 살아 왔기에 오히려 일하지 않으면 병이 난다”며 “일해야 밥도 달고 잠도 잘 오는 등 일하는 기쁨이 생활을 안정적으로 만들어준다”고 한다.

노인도 근로능력과 의사만 있으면 그에 맞게 일을 하고 급여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보람된 희망 에너지를 느끼고 싶은 것이 대부분의 노인들의 바람이다.

세계 최빈곤국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을 오늘날 이정도의 경제대국으로 발전시킨 지금의 노인세대가, 일자리에 관심을 갖게 되는것이 젊은 층의 일자리를 탐내는 애물단지 신세로 오해하는 시선은 노인을 두 번 죽이는 것일 것이다.

상품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짐 로저스(66)는 “내 생애 최고의 조언은 40세에 어느날 우연히 비행기 옆자리에 앉은 노인이 가르쳐준 것이었다”고 한다. 이렇듯 노인들이 쌓아온 경륜과 삶의 지혜는 어려운시대를 다시 극복 할 수 있는 주요 자원이 될 수 있다.

노인인력활용을 위한 일자리창출을 비롯한 노인복지제도의 문제는 현재 노인의 문제만이 아니고 멀지 않은 우리의 공통의 문제라는 사회적인식이 필요할것이다.

희망근로사업이 현재 노인일자리사업과의 중복의 형태로 진행되어 기존 노인일자사업 참여자들이 희망근로사업에 참여하여 여러 가지 비효율적인 혼선을 가지고 온 것도 사실이지만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이때 취약계층에게는 근로기회가 되고 재래시장이나 영세상점의 매출을 늘려 지역경제를 일으키는 ‘희망근로사업'이 노인들에게 묵혀두었던 지혜를 풀어놓고 새로운 삶의 희망이 되어 본래의 취지에 걸맞은 성과를 거두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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