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운 전북한우협동조합장> 한우는 생명산업이다
<장성운 전북한우협동조합장> 한우는 생명산업이다
  • 하대성
  • 승인 2009.06.1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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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어머니 마음이다. 늘 주어도 아깝지 않은 인정 많은 땅심에 보리씨를 뿌리고 겨울 눈보라를 견디며 푸르게 자란 보리가 총체보리다. ‘총체보리 한우’라는 브랜드를 걸고 십 년간 소를 키워 지금은 천오백 마리의 소와 한 가족처럼 산다. 나는 ‘한우가 살아야 민족이 산다’는 말을 자주 쓴다. ’총체보리 한우’를 선전하기 위해 금산면 원 평 태평양 주유소 옆에 ‘세양점’이란 특판 판매점과 음식점을 열어 조합에 넘겨주었다. 세양이란 세 가지 양심을 지킨다는 의미다. MSC(천연조미료)안쓰고 국내산 한우와 국내산 식자재만을 쓴다. 2001년 수입 소가 국내에 들어오려 할 때 선두에 서서 저지운동을 벌이며 피눈물을 쏟았다. 그때 깨달은 교훈이 땅을 살리고 한우로 세계시장에 나가 경쟁 하자는 생각이었다. 땅에 무농약 청보리를 길러 소에게 먹일 궁리를 했다.

그러던 중 2003년 12월 17일 농촌 진흥청 축산 과학원과 생산을 위한 사양 프로그램 기술 이전 실시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2005년도 축산물 등급 판 정소 주관 2005년도 한우 부문 최고급육 생산농가 선정 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쇠고기 수입 저지 운동을 벌이던 우리들은 뜻을 모아 2001년 8월에 전북 한우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정부의 정책 지원 없이 순수한 협동조합으로 탄생한 한우 조합은 신용 업무를 배제했다. 그때부터 8년간 조합장을 연임하여 ‘총체보리 한우협동 조합’을 본궤도에 올려놓았다.

좋은 밭에 씨를 뿌려 좋은 풀을 먹인 한우로 좋은 쇠고기 맛을 내는 것은 신의 선물이다. 지난 몇 십 년 간 우리의 농촌은 농약으로 무수한 생명체가 죽어 갔다. 땅은 황폐하여 사막처럼 메마르다. 이제 누구를 탓하랴. 생명이 죽어간 자리에 쇠 두엄을 뿌리고 떡심을 어루만져 되살리는 운동을 벌여야 한다. 땅은 새 생명을 살리는 삼시랑 터다. 작물도 각기 보호본능이 있다. 밑거름을 충분히 주고 잘 가꾸면 달고 오묘한 맛을 낸다. 김제 백구 포도가 달고 맛이 있는 것을 쇠 두엄을 많이 주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양적인 농법에만 의지하지 말고 질적인 농법을 사용하여 농사짓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앞으로 개방화 시대에 대비하여 상품의 경쟁력을 키우려면 땅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총체보리로 한우를 먹여 성공한 것은 전적으로 호남 너른 들의 공이 크다. 땅은 우리 소에게 먹을 것과 우리에게 무한한 용기와 힘을 밀어 주었다. 청보리가 자라는 호남의 너른 들이 있는 한 우리는 희망이 있다.

땅은 사람이 주인이다. 아무리 좋은 땅이 있으면 뭐 하는가. 땅을 알고 가꾸고 사랑하는 사람이 잘 들어와 야 땅이 진가를 발휘한다. 한우뿐 아니라 농수산물도 무공해로 달래 주는 손을 기다리고 있다. 농, 어업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우린 절대 선진국으로 못 간다.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방법을 찾는 인재가 따로 있는가. 내가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나도 한우와 살았다. 우리나라 쇠고기 시장에 한우가 차지하는 비율이 45% 정도 된다. 점차 한우를 전문적으로 길러서 외국산이 더 이상 들올 여지를 주지 말아야 한다. 외국산 사료에만 의지하다가 사료값이 갑자기 오르면 어찌하랴. 세계시장이 아무리 요동쳐도 총체보리만 많이 심으면 염려 없다. 땅은 어머니의 마음이다. 땅이 받쳐 주는 한 소값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 한우 협동 조합원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새 마음 새 뜻으로 열심히 뛴다. 우리에겐 언제나 새로운 미래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농민들도 이젠 의식 전환이 필요 한 때이다. 땅을 살리는 무농약 농법이야 말로 앞으로 우리가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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