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대 김제시 산림조합장> 님비(NIMBY)인가 핌피(PIMFY)인가?
<최병대 김제시 산림조합장> 님비(NIMBY)인가 핌피(PIMFY)인가?
  • 이수경
  • 승인 2009.06.10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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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비(NIMBY: Not In My Back Yard)와 핌피(PIMFY: Please In My Front Yard)는 정반대적인 이야기 같지만 지역이기주의의 속성을 잘 드러내는 조어라 할 수 있다. 누군가든 어디서든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알면서도 ‘내 뒷마당에는 안 돼’라고 외치며 혐오시설은 유치할 수 없다는 식이 님비이고, ‘제발 내 앞마당에 해 주세요’라는 대기업의 투자 유치는 환영한다는 식이 핌피이다. 이와 같이 조금의 손해도 볼 수 없고 이익만 챙기겠다는 날카로운 대립각을 형성하는 지역이기주의의 발생 원인에는 당해지역 주민들의 표를 의식하는 지역 정치인들의 의도적 부추김이 한 몫을 하고 있음을 결코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지난 한때 엄청난 홍역을 치렀던 부안 위도의 핵 폐기장 문제를 되새겨보자. 최종적으로 핵 폐기장을 유치한 경주에 투입되는 엄청난 국고 지원을 보면서 우리지역 발전의 기회를 놓친 것이 아니냐하는 씁쓸한 뒷맛을 남겨두고 있지 않은가? 찬반 양측 모두 존중정신으로 이성적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는 한편 부안만의 문제로 치부하지 않고 우리 전북도민 전체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결론을 도출하려는 노력을 다 하였다면 극단적 분열현상과 아직까지 이어지는 후유증 없이 합리적인 대안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우리는 지역이나 계층별 구별이 없이 서로 화합하여 공동번영을 이루는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지기를 갈망하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당사자 입장에 서있을 때는 태도가 바뀌게 된다. 새만금 구역경계 갈등문제처럼 지역이기주의에 의해 인접지역과 이해계층 간 상생의 의미가 무색해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 바로 그 일례일 것이다.

이건식 김제 시장은 지난 2005년 6월 18일 한 지역신문에 '새만금은 김제 땅이다'라는 주제의 기고문에서 역사적으로 1789년(정조 13년) <호구 총수>의 기록을 들어 고군산군도가 1914년 일제 식량수탈을 위해 옥구군 미면에 편입되기까지 김제의 땅 이었다는 고증을 통해 새만금의 주체가 김제임을 강조했다.

1987. 11. 2 정인용 부총리 주재 관계 장관회의에서 황인성 농림수산부 장관이 공식 명칭으로 사용한 새만금간척사업은 <매립되는 지형이 날아가는 새 모양이어서 ‘새’>, <만경평야의 ‘만’>, <김제평야의 ‘금’>에서 그 이름을 땄다고 한다. 이것은 바로 새로운 만경 김제땅으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생각 한다. 이렇듯이 옥토로 유명한 만경 김제평야와 같은 새로운 옥토 조성을 위해 시작된 새만금사업의 유래를 따진다면 새만금의 중심이 어디인지는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자칫 바다로 향하는 길이 막혀 버릴 김제시와 향후 발전을 위한 성장 동력을 잃게 될 부안군의 주민들이 국책사업의 성공적인 완수를 위해 스스로 엄청난 손해를 감내해가며 얻어낸 결과물이 군산시의 독식으로 상실되지 않도록 우리 전북지역의 정치인과 주민들이 일부 시 군만의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서로 머리를 맞대고 건설적인 결론을 도출하려 하여야 할 것이다.

전라북도 갈등조정위원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이다. 자칫 새만금 내부개발에 악영향을 끼칠까 우려해 참아오다가 지난해 10월 국무회의에서 새만금 내부토지개발 기본구상이 변경 확정되었기 때문에 참아왔던 문제 제기를 하는 김제시의 입장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바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꿈꾸던 세상,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한발씩 물러서서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그의 죽음이 항변하는 진정한 가치를 위해 편협한 지역 이기주의를 버리고 이제 적극적으로 서로 소통하여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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