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수 전라북도의회의장>‘가정의 본질’은 사랑이다
<김희수 전라북도의회의장>‘가정의 본질’은 사랑이다
  • 이수경
  • 승인 2009.05.27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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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이라 불리우는 5월도 어느새 끝자락을 향하고 있다. 5월은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등으로 이어져 가정의 달로 불린다.

피천득 선생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계절일 뿐만 아니라 전나무의 뾰족한 바늘 잎 마저 연한 살결처럼 느껴지는 계절이라고 했다. 어떤 시인은 5월을 ‘금방 찬물로 세수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라고 노래했다.

그러나 이렇게 빛나는 계절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보내고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생명력이 넘치는 싱그러운 신록의 계절이 왔건만 우리 사회는 좌절감과 무력증 등에 짓눌려 있다.

지난해 시작된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로 우리에게 찾아온 이 시련은 우리들의 안식처이자 둥지인 가정마저 흔들고 있다. 극심한 불황속에서 고개 숙인 아버지와 졸업 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젊은이들의 한숨소리가 높다.하지만 오늘의 가정을 위기로 몰아넣는 가장 두려운 요소는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날로 심각해지는 가정내 단절이다.

돌이켜 보면 과거 먹고 살기 힘든 시절에는 1년 365일이 가정의 날이었다.

가족들은 좁은 단칸방, 한 이불 속에서 넉넉한 내일을 꿈꾸었다.

그리고 내 집에서 풍성한 식탁을 둘러싸고 오순 도순하는 가족의 모습을 그렸다.

1980년대 들어 살림살이가 나아지며 꿈의 절반은 이뤄졌으나 가족 단란의 꿈은 오히려 멀어져갔다.

눈부신 정보기술 덕분에 오늘날은 무제한.대량.동시소통의 시대로 바뀌었다.

하지만 정작 가족간의 소통에는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은 역설적이다.

소통총량의 법칙이라도 있는 것일까?

컴퓨터 앞에 앉아 있거나 TV를 시청하는 시간이 늘수록 가족과의 소통시간은 줄어든다.

이 같은 가정 피폐는 ‘회사인간’아빠, 맞벌이 엄마, 입시경쟁에 내몰리는 아이들이 감수해야 할 고통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화목한 가정을 이룬 사람들은 가족에 대한 관심부족과 가족구성원으로서의 역할 태만이 문제라고 한 목소리로 말한다.

가정이 순수한 사랑의 보금자리가 될 수 있는 것은 가족구성원 모두가 서로에게 자신을 버리는 헌신적 사랑을 바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남편과 아내로서, 아버지로서, 어머니로서, 자식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자신을 되돌아 보자.

그리고 보다 많은 대화를 통해 이해하고 사랑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더욱 키워 나가자.

무관심은 가정의 평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적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사랑 없는 가정은 영혼 없는 육체와 같다고들 하지 않는가.

실직이나 취업난 등 위기의 가계가 큰 시련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미 10여 년 전 IMF시련을 겪었던 우리이기에 이번 시련 정도는 반드시 극복될 수 있다.

예로부터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 했다.

당연히 가정의 본질은 사랑이며 그 지고의 가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가족 구성원이 서로 사랑하며 화합할 때 어떤 고난일지라도 충분히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가정의 본질적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가정의 달을 보내도록 하자.

모르는 사이에 아이들이 부쩍 커 버리듯 5월의 신록도 하루가 다르게 짙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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