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이웃사랑
순수한 이웃사랑
  • 장용웅
  • 승인 2009.05.2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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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에서 “은혜를 베푸는 사람이 만일 안으로 자기를 생각하지 않고 밖으로 그 사람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한말의 곡식도 만섬의 은혜가 되지만 베푼 은혜를 계산하면서 갚을 것을 요구한다면 비록 천량의 많은 돈 일지라도 한푼의 돈도 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남을 돕고 봉사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누구나 남을 돕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겠지만그것을 어떻게 실천하느냐가 중요하다. 단순히 돈을 주고 어려움을 면해 주었다고 남을 도왔다고 말할 수 는 없다.진정으로 남을 도와주는 일은 순수한 인간성이 배어있어야 하고 그를 마음속으로 이해해야 한다. 어떠한 댓가나 만족을 추구해서는 아니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도 왼손으로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다. 우리 사회에는 자기가 하는 일을 조금도 내색치 않고 봉사하는 사람이 많다. 병원이나 요양원을 찾아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사람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그들이 할 일이 없어서가 아니요 시간이 남아 돌아서도 아니다. 오직 남을 돕고 그것이 자기가 이세상에서 해야한다는 순순한 사명감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교육자원부가 대학입시의 내신비중을 높이기 위해서 고등학교 학생들의 봉사실적을 내신성적에 반영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순순한 봉사정신을 심어주기 위한 교육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내신성적 높이기 위한 수단이라고 할 때 과연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봉사나 은혜는 어떤 목적이 있어서는 아니 된다.

▼채근담에 (爲惡而 畏人知 猶有 善路, 爲善而 急人知 其卽 惡根) 악을 저지르고 그것을 남이 알까 두려우면 그속에는 아직 선의 뜻이 남아 있고 선을 저지르고 남이 알것을 서두르면 그 속에는 악의 씨가 남아 있다고 했다. 물론 남을 돕고 그들의 어려움을 풀어주는 일은 참으로 훌륭한 일이다. 그러나 이것을 자랑으로 삼고 대가를 바래서는 아니된다는 점을 우리는 깊이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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