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날
부부의 날
  • 이상윤
  • 승인 2009.05.2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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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 신부 열살 줄은 뭣 모르고 살고. 스무 살 줄은 서로 좋아서 살고. 서른 살 즐은 눈코 뜰새 없이 바삐 살고. 마흔 살 줄에는 서로 버리지 못해 살고. 쉰 살 줄에는 서로 가엾어 살고. 예순 살 줄에는 살아 준 것이 고마워서 살고. 일흔 살 줄에는 등 긁어 줄 사람 없어 산다. 부부의 사랑을 노래한 우리 민요다. 그러나 결혼한 세 쌍 가운데 한 쌍꼴로 이혼하고 또 재혼하고 이혼하는 이기적이고 배려가 없는 가정해체 사회현상이 빈번한 세상이다. 결혼식 때 주례 앞에서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서로 사랑하고 믿음으로 살겠다고 서약하며 출발한 결혼생활이 모두 순탄할 수만은 없다.

▼때로는 풍파도. 슬픔도.어려움에 부딪치기도 하지만 사랑과 배려로 극복해 가는 게 가정이다. 가정의 중심 축이 부부이기 때문이다. 이 축이 흔들리면 가정이 위태롭게 된다는 것은 두 말 할 나위가 없다. 부부는 서로 신뢰하고 존경하며 헌신적이어야 한다.

▼부부관계는 수직적이 아니고 의무와 복종의 관계는 더더욱 아니다. 수평적이고 호혜적이며 합리적인 윤리를 바탕으로 한 상호적 관계다. 그러나 부부사랑을 노래한 민요나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백년해로하고 부창부수(夫唱婦隨)라는 아름다운 말들이 허구로 빛을 잃어가고 있는 오늘이다.

▼ 자기 중심적인 이기주의 팽배로 가정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이혼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사회현상으로 돼버렸다. 예나 지금이나 급증하는 이혼의 주된 사유가 가족간 불화를 포함한 부부불화가 대부분인 것을 보면 예부터 강조해 오고 있는 부부의 도(道)가 어긋나고 있다.

▼어제 5월21일이 부부의 날이다. 새삼 무슨 부부의 날이냐고 할지 모른다. 어린이 날은 아동 학대행위에서 생겼고 어버이 날. 스승의 날은 경로효친사상. 존경심이 희석 돼가는데서 생긴 것이라는 배경을 이해하면 부부의 날 제정 의미를 모든 부부들이 공감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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