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시즌에
결혼 시즌에
  • 이상윤
  • 승인 2009.05.1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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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이 자녀 결혼식을 가족. 친지만 초대해 조촐하게 치렀다는 보도를 보면서 이제 우리도 결혼 문화의 변화를 기대해봄직도 하다. 반 총장과 유장관은 청첩장 안 돌리고 축의금. 화환도 일절 사절한 채 가족과 가까운 친척만 최소로 초대해 치렀다고 한다. 이외에도 일부 전·현직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아예 청첩장 없이 축의금과 화환도 전혀 받지않고 가족들과 조촐히 치르는 건전한 애경사 문화를 선도해가고 있다.

▼이처럼 전·현직 고위관리출신이나 언론인. 볍조인.학계 등 원로 인사들이 참여해 1997년도 창립한 생활개혁실천협의회 회원들은 우리 생활에서 허례허식을 깬 건전한 생활문화 정착을 위해 모범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 자녀 결혼식에 수십여 명의 직원을 동원하여 청첩장 수천 장을 돌려 지탄을 받았던 인천시 교육감과 극히 대조되고 있다. 결혼시즌이다. 직장과 가정에 결혼을 알리는 청첩장이 쌓이는 때다. 이중엔 정말 반갑고 축하해주어야 할 청첩도 있지만 한번쯤 고개를 갸웃 둥하며 누구인지 더듬어야 할 정도의 청첩도 있다. 반갑지 않은 청첩장은 공해임이 분명하다.

▼애경사에 성의를 표하는 것은 상부상조의 정신이 들어있는 우리의 미풍양속이다. 서로 아쉬울 때 도와주는 인정의 교례라고 여긴다. 슬픔을 나누고 기쁨을 함께하는 것이야말로 미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상부상조의 의미가 퇴색하고 자신의 신분을 과시하는 부의 수단으로 여기거나 뇌물성 부조를 하는 경우가 많기에 병폐가 됐음을 숨길 수 없다.

▼특히 서울이나 대도시 호텔에서의 1인당 결혼식 식사 가격이 최하 8만 원이라고 한다. 어지간한 서민들은 5만 원 부조하기도 벅차다. 부조금보다 비싼 식사를 하자니 미안하고 결혼식에 안 갈 수도 없고. 망설여지는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물론 한 쪽에선 비합리적이고 왜곡된 혼. 상례문화를 바로잡자는 운동을 벌여오기도 하지만 메아리만 울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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