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물가 '껑충' 서민가계 '휘청'
생활물가 '껑충' 서민가계 '휘청'
  • 김완수
  • 승인 2009.04.2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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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채소류 등 전년비 20% 이상 급등…대체상품 인기
“한달 만에 대형 마트를 찾았는데 물가가 이렇게 많이 올랐는지 몰랐습니다. 제사 차례를 준비하기 위해 나와 봤는데 작년 이 맘 때보다 무려 2배 가량이 뛰어 오른 것 같아요. 경기는 계속 안 좋다고 하고 서민들은 무얼 먹고 살아야 할지... ”

시아버지의 기일을 맞아 제례용품을 준비하기 위해 나온 주부 서민경(58. 전주시 효자동)씨. 서씨는 끝내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지 못하고 쓸쓸한 표정으로 대형마트를 나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기침체 속에 소비자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면서 주머니 사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처럼 장바구니 물가의 고공행진은 서민들의 가계를 더욱 옥죄고 있다.

20일 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국 14개 공판장에서 형성되는 돼지고기 1㎏당 경매가는 지난 9일 5천409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일 현재 5천원대로 다소 내렸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1.3%나 높았다.

특히 돼지고기 부위 중에서도 삼겹살 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의 삼겹살(100g) 가격은 4월 현재 2천260원으로 1년 전보다 33.7% 올랐으며 롯데마트에서도 4월 현재 2천380원으로 34.5%가 인상됐다.

배추·감자·양파 등 채소류와 참외·토마토 등 과일 값도 급등하고 있다. 이마트에서 배추 한 통은 4월 현재 2천380원으로 지난해 4월보다 60.8% 올랐고 양파(8개, 1망)와 감자(100g) 가격도 1년 만에 각각 31.3%, 8.7% 인상됐다. 배추는 지난해 김장철 시세폭락으로 저장물량이 줄었고 양파는 고환율로 수입산 반입량이 감소해 가격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또, 이마트에서 참외(1.2㎏) 가격은 7천480원으로 지난해 4월에 비해 25.0% 올랐고 토마토(1.2㎏)는 4천980원으로 25.1% 뛰어 서민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이처럼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다 보니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대체상품으로 소비자들이 눈을 돌리면서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마트 전주점에 따르면 3월 한달간 주요 품목별 판매현황을 분석한 결과 환율 상승으로 수입과일 값이 크게 오르면서 오렌지 매출은 전년 대비 -1.3% 감소한 반면 밀감은 58%나 신장했다. 생선류도 가장 대중적인 고등어(3500. 430g)는 지난해 대비 5% 신장에 그친 반면, 마리당 300원∼400원 하는 꽁치는 44%나 매출이 늘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이 기존 상품보다 저렴한 대체상품을 선호하는 불황형 소비패턴이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상품구성도 대체상품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완수기자 kim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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