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분홍빛의 유혹 진달래술, 두견주(杜鵑酒)
35. 분홍빛의 유혹 진달래술, 두견주(杜鵑酒)
  • 김효정
  • 승인 2009.04.15 16: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화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계절 봄, 매화의 향 만큼, 진한 색으로 우리의 맘을 설레게 하는 꽃이 있다. 온 산과 들에 연분홍으로 꽃물을 들이는 꽃 바로, 진달래이다. 진달래술은 진달래 곧 ‘두견화’라고 하는 꽃을 이용하여 빚은 술이다. 진달래는 봄을 빛내는 꽃이면서 식용이 가능하여 화전을 부치기도 하고, 나물로 먹었다. 진달래꽃은 전국각지의 산야에서 피는 까닭에 그 채취가 용이하여, 신분의 구별 없이 가장 널리 빚어 마실 수 있었기에 가장 대표적인 ‘봄철 술’로 꼽는다. 특히 진달래술은 향기뿐만 아니라, 여성의 허리 냉증, 피로회복, 혈액순환 개선 등에 약효가 인정되어, 약용주로서의 역할도 겸하였다. 이러한 유용성 때문에 양반 아녀자들은 봄철이 되면 , 진달래를 채취하여 술을 빚곤 하였다. 진달래술을 마련하여 두면, 약효에 따른 질병치료와 함께 계절변화에 따른 봄의 풍류도 즐길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진달래 술 (두견주)이 현대에 재현된 예가 면천 두견주이다. 그러나 면천 두견주는 1986년 국가로부터 중요무형문화재(제86호)로 지정 받았지만, 인간 문화재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맥이 끊길 위기에 처해 있다. 설화에 따르면 복지겸이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충남 당진 면천(沔川)에 와서 요양할 때, 17세된 딸이 꿈속에 신선의 가르침을 받고 만든 가향 약주로 현재의 면천초등학교 안샘의 물로 빚었다고 한다.

당진 설화 외에 진달래주는 전국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많이 빚어진 절기주이자 가향주로서 지방에 따라 가전비법에 따라서 술 빚는 법에 조금의 차이를 보인다. 일반 가정에서 가양주로 전해오고 있는 진달래술의 방법은 찹쌀로 빚는데, 형편에 따라 멥쌀로 빚기도 하고 찹쌀을 섞어 빚기도 한다. 찹쌀로 빚은 진달래술은 찹쌀의 성질이 반영되어 끈적거릴 정도의 단맛이 강한편이고, 진달래꽃의 분홍 빛깔이 그대로 술에 녹아 있다. 재료로 사용되는 꽃 특유의 독특한 유혹의 향취를 간직하고 있기에, 가향주 특유의 맛과 아름다운 향을 잘 담아내고 있다. 이렇듯 약효가 좋은 진달래 술을 빚기 위해서는 주의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주의할 점은 진달래술을 빚을 때는 진달래꽃잎을 지나치게 많이 넣지 않도록 해야 한다. 꽃을 많이 넣게 되면, 술 빛깔이 붉게 되고 쓴맛이 돌어 좋지 않다. 또한 채취시 주의할 사항이 진달래꽃과 철쭉꽃이 흡사하여 혼동하기 쉬우므로, 독이 없는 것을 채집해야한다. 진달래 꽃잎을 채취할 때는 만개한 꽃을 선택하도록 하여 꽃술과 꽃받침을 완전히 제거하고, 흐르는 물에 깨끗이 헹궈낸 후에 건조시켜서 사용한다. 보통 방안에서 말리 때 간과하는 부분이 형광불빛이다. 형광불빛은 진달래의 분홍빛을 변색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므로 통풍이 가능한 음건에서 말리는 것이 가장 좋다. 진달래꽃은 생것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발효에 지장을 주고 술맛을 떨어뜨리니, 꽃의 수분을 적당히 유지하고, 서서히 말린 꽃을 사용하여 향기도 좋고 맑은 술을 빚도록 한다. 꽃잎 사용량은 쌀 한말 (8kg) 양에 , 진달래꽃잎은 말린꽃은 20~30g정도부터 많게는 50g 까지 사용가능하다. 진달래술은 목적에 따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하는데, 약성을 얻고자 할 때는 고두밥과 꽃잎을 직접 술덧과 버무려 안치는 방법인 직접 혼합법을 선택한다.

반면 향기와 빛깔이 좋은 술을 빚으려면 방법을 원한다면 시루떡을 안치듯 켜켜로 술덧과 꽃잎을 안치는 방법으로 발효시키는 것이 좋다. 진달래술과 같은 가향주(佳香酒)류의 경우는 풍미가 떨어지는 일반 막걸리보다는 청주로 마시는 것이 좋다.



글 : 이지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