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남매 키우는 재미로 살아요"
"7남매 키우는 재미로 살아요"
  • 소인섭
  • 승인 2009.04.09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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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강성찬·전명희 주부, 다자녀 교육가족 행복대축제 초대
미현이, 대헌이, 종완이, 영준이, 남호, 호연이, 원호. 올해 고교를 졸업한 맏이 미현이(20)부터 유치원에 다니는 네 살짜리 원호까지 모두 친남매다.

지난 89년 결혼한 강성찬(44·익산시)씨와 전명희(41)씨가 이들 7남매의 절친한 친구이자, 든든한 부모이다. 외롭게 자란 아버지의 영향으로 갖기 시작한 자녀를 15년 넘게 낳아 이제 남매는 부모의 희망이 됐고 개구장이들에겐 서로 울타리가 됐다.

9일 이리남초등학교에서 만난 어머니 전 씨는 “큰아들을 가지면서 시어머니의 태몽에 7마리의 황소가 집에 들어와 딸 하나와 아들 여섯을 둔 것 같다. 큰 애들이 동생들을 보살피고 서로 사이좋게 놀면서 저절로 컸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간 양육이 녹녹치 않았음이 곳곳에서 감지됐다. 오전 6시30분에 시작된 ‘전쟁’은 8시50분 막내가 어린이집으로 향할 때까지 지속하고 오후 3시30분께 초등 4학년인 영준이가 돌아오면 다시 전시상태가 된다. 밤 10시쯤 억지로 불을 꺼 모두 잠을 재운 뒤 어머니는 다시 불을 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온곤 했다.

통신 공사업을 하는 남편은 일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는 ‘전국구’라 애들 키우는 어려움을 잘 모른다. 그래도 요즘은 한시름 놓았다. 막내 복덩이 때문이다. 원호를 낳고 남편의 사업이 나아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막내 복덩이에 대한 아버지의 애정은 남다르다.

아이를 많이 두는 것을 이웃에 권해 봤을까. “쉬운 일이 아니라 권하진 않았다. 하지만 교육비(양육비)만 적게 든다면 적극 권장하고 싶다. 먹는 것만 봐도 얼마나 예쁜지 모른다”라며 웃었다.

전 씨가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역시 교육문제였다. “보육교실과 방과후 학교가 있지만 아이들이 커가면서 사교육이 필요했다. 4명을 한꺼번에 보내면서 할인을 했지만 한 달 70만 원은 적은 돈이 아니어서 한 달 뒤 한꺼번에 그만두게 했다.” 그러면서 속도 상했다고 했다. “출산 장려책 보다는 교육비 지원이 더 필요하다. 양육비의 대부분이 교육비인데 학교나 정부의 교육지원은 손길이 미치지 않는다”라고 전 씨는 아쉬워 했다.

전 씨는 눈코 뜰 새 없는 중에도 학교 봉사활동은 주도적이다. 녹색어머니 회장을 맡아 등굣길 아이들 보호의 선봉에 서고 사서가 없는 학교에서 학부모 도서도우미를 조직해 이달부터 활동하게 된다.

아이들은 모두 활발하고 친화력이 뛰어나다고 이영희 교감은 칭찬한다. 형제가 여럿인 가정에서 자라 유대 형성이 잘 돼 있기 때문이란다. 어머니 전 씨는 “공부보다는 서로 우애하면서 인정많은 어른으로 성장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라고 희망했다.

전 씨 가족은 10·11일 도교육청이 주최하는 4자녀 이상이 참가하는 ‘다자녀 교육가족 행복대축제’에 다른 37 가정과 함께 초대됐다.

소인섭기자 i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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