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도 수학으로 표현
감정도 수학으로 표현
  • 소인섭
  • 승인 2009.04.0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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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수학자가 결혼에 골인한 커플이 앞으로 얼마나 같이 살 수 있는지, 만약 이혼한다면 언제쯤 헤어질지를 예측할 수 있는 수학공식을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발표에 따르면 옥스퍼드 대학의 제임스 머레이(James D. Murray) 교수, 워싱턴대학 심리학과의 존 가트먼(John M. Gottman) 교수와 크리스틴 스완슨(Kristin R. Swanson) 교수는 갓 신혼 부부 700쌍을 지난 12년간 실험한 결과 94%의 적중률로 이혼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수학 공식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그의 연구 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왕립학회에서 발표된 바 있다.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머레이 교수는 "남녀가 나누는 대화마다 숫자를 매겨 그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나타내는 그래프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들 연구팀에 따르면 이혼 여부를 예측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상대를 모욕할 때의 얼굴표정으로서 보통 모욕을 주는 상황에서의 눈동자와 입꼬리의 특정한 움직임이 심하면 심할수록 결혼생활이 장기간 지속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건강한 부부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방법으로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것은 상대방의 악담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라며 이같은 습관을 가진 부부의 경우, 서로의 장점에 좀더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머레이 교수는 "어떤 신혼부부들은 바로 이혼하는 게 낫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며 "커플들이 논쟁을 하면서 겪는 감정의 변화를 매우 간단하고 실질적으로 수치화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놀라웠다"고 소견을 밝혔다. 그는 "저주 섞인 표현이 반대나, 슬픔, 분노보다 관계에는 더 치명적이었다"고 지적했다. 머레이 연구팀은 이들 부부가 `돈`이나 `성(性)` 같은 논쟁의 여지가 큰 주제를 가지고 토론하는 장면을 약 15분간 녹화한 뒤 각자에게 주어진 순서에 따라 내놓은 발언을 가지고 수치화했다.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거나 농담이나 애정이 담긴 말이 나온다면 플러스(+) 점수를, 방어적이거나 분노에 찬 발언이 나온다면 마이너스(-) 점수를 줬다. 그는 남녀가 사용하는 말들에 +4점에서 -4점까지 숫자를 부여했다. 이를테면 상대방에게 멍청이라고 말하면 -4를 주고 농담으로 상대방을 웃게 만들면+2를 주는 식이다. 그의 연구팀은 결과를 토대로 커플들이 향후 스트레스에 노출될 경우 얼마나 내성을 가지고 있는 지를 산정했다. 그는 실험을 마친 뒤 12년에 걸쳐 1~2년 간격을 두고 이들 부부에게 연락해 이혼 여부를 확인한 결과 실험당시 공식에 따라 나온 예측결과가 94% 가량 들어맞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학은 사람사이의 상호작용을 통역할 수 있는 일종의 언어를 제공한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계량화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와 별도로 머레이 교수는 영국학술원의 유명한 베이커 강연 ( Bakerian Lecture)에 초정된 자리에서 "악성 뇌종양 역시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보다 더 쉽게 미리 발견해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뇌종양 수술을 받기 전 환자들을 대상으로 MRI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뇌종양 제거 수술을 차라리 받지 않는 것이 나은 케이스를 발견했으며, 이들의 생존 기간 또한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학의 속성상 이제 이 문제에 대한 해결하는 방법도 강구되어야 할 것인바, 대화나 대화방법 등을 이용하여 조금이나마 이혼율을 줄일 수 있는 방법론 중 하나로 예시를 들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이러한 수치로 예측한다는 것 또 예측하면 막을 방법이 있을까? 사람의 감정을 수학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에 대한 해답은 앞으로도 연구할 과제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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