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상표표시제 ‘복수 폴 사인제’ 유명무실
주유소 상표표시제 ‘복수 폴 사인제’ 유명무실
  • 김민수
  • 승인 2009.03.2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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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와 주유소의 갈등을 해소하고 기름값 인하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기 위해 시도한 ‘주유소 복수 폴사인제’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그 이유가 주유소와 정유사 간 맺어진 채무관계와 기존 인연이 빚어진 것으로 분석돼, 공급자 확대로 인한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소비자의 선택이 무시되고 있다는 목소리다.

지난 2001년 9월 정부는 한 주유소가 특정한 정유사의 제품을 제공·판매하도록 규정한 상표고시제인 ‘단수 폴사인제’에서 주유소가 여러 상표의 기름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 ‘주유소 복수 폴사인제’를 도입, 지난해 9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폴사인제 폐지로 각 주유소는 특정 정유사의 상표를 게시했어도 혼합판매 사실을 표시하면 다른 정유사의 제품을 팔거나 여러 정유사의 기름을 섞어 팔 수 있게 됐다.

하지만, 20일 도내 주유소협회에 따르면 등록된 주유소는 970여 곳으로 이들 중 복수 폴사인제를 운영하는 주유소는 단 한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관계자는 이들 회원사들이 복수 폴사인제를 외면하는 이유에 대해 일단 신규 주유소의 경우 정유사로부터 신축자금의 80%를 지원을 받기 때문이라는 것.

또한, 기존 업체와 다른 업체와의 기름값이 큰 차이가 없는 점, 수년간 거래한 업체와의 인연 등이 나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기존 업체에서 일정액을 지원받는 각종 홍보물품에 대해서도 지원을 끊는 것도 이유를 들었다.

심지어 품질 및 마케팅 지원, 경영지원, 프로모션 지원, 시설 및 교육 지원 등에 대한 지원 중단 등도 복수 폴 사인제를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다는 것이다.

시민 신모(41)씨는 “품질 좋은 기름을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이용하려는 소비자의 선택이 전혀 반영되고 있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주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와 주유소 간 복잡한 원인과 예측 불가능한 시장변화 등으로 복수 폴 사인제의 정착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수기자 leo5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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