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쿠바야구, 이대로 몰락하는가?
[WBC] 쿠바야구, 이대로 몰락하는가?
  • 관리자
  • 승인 2009.03.19 23: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등 각종 국제대회 우승을 독차지하며 세계 정상을 누비던 쿠바야구가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쿠바는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제2회 WBC 2라운드 1조 최종 패자부활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일본 선발 이와쿠마 히사시에게 철저하게 농락당하며 0-5 완봉패를 당했다.

◈ 국제대회 40회 연속 결승 진출 대기록 마감

쿠바는 이로써 2라운드 성적 1승 2패를 기록해 4강 진출이 좌절됐다. 1951년 멕시코 야구월드컵 3위 이후 국제대회 40회 연속 결승 진출이란 대기록이 깨졌다.

쿠바는 특히 2라운드에서 일본과 가진 두번의 경기를 통해 단 1점도 얻지 못하고 0-6, 0-5의 치욕적인 완봉패를 당하는 최악의 수모를 겪었다.

일본의 하라 감독은 쿠바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50년 야구 역사기간 동안 국제대회에서 2번이나 연속으로 쿠바를 꺾은 나라는 일본밖에 없다"면서 자랑스러워했다. 쿠바야구의 몰락의 전조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이다.

쿠바 야구는 그동안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대륙간컵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독식하며 자타가 인정하는 '아마야구 세계 최강' 자리를 지켜왔다.

◈ 전무후무한 쿠바야구의 기록들

1951년 멕시코 야구월드컵 3위 이후 각종 국제대회 야구 기록을 경신해 온 쿠바는 전세계 메이저리거가 총출동한 2006년 1회 WBC에서도 결승까지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사무국은 세계 야구 흥행을 위해 WBC를 창설하면서 미국과 쿠바가 결승에서 만나는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두팀을 예선에서 만나지 못하게 조 편성을 할 정도로 쿠바야구를 높이 평가했다.

쿠바는 올림픽 성적도 탁월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을 시작으로 1996년 애틀랜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2000년 시드니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따냈다.

국제대회 성적을 놓고 볼 때 그 어떤 팀도 쿠바야구를 쉽게 제압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사회주의 체제인 쿠바의 야구 사랑은 특별하다. 카스트로 전국가평의회 의장의 훈수격인 야구작전 지시는 유명하다.

이번 일본전을 앞두고 병석에 있는 카스트로 "정밀야구를 하는 일본 타자들은 첫번째 스트라이크를 기다리는 버릇이 있다"면서 " 처음부터 격렬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전국민이 그만큼 야구를 사랑한다는 뜻이다.

◈ 상대 분석 부족하고 선수 개인 기량 의존 여전

쿠바는 중남미 특유의 유연성 등 탁월한 신체조건과 빼어난 운동신경으로 세계 무대를 평정해왔지만 이번 WBC를 통해 한계점을 드러낸 것이다.

'현미경'으로 통칭되는 아시아의 정밀분석야구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철저하게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빅볼에만 매달린 것이 결정적인 패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일본에 2연패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에게 연속으로 2번이나 패배한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 감독 역량도 문제로 대두

이와함께 쿠바 감독의 역량 부족도 이번 대회에서 큰 문제로 대두됐다.

벨레스 감독은 17일 멕시코와 패자전에 노르헤 베라, 페드로 라소 등 두 에이스를 잇달아 투입해 손쉽게 승리를 거뒀지만 투입된 투수들이 모두 제한 투구수를 넘기는 바람에 일본전에 기용하지 못하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

벨레스 감독은 "투구수 제한 규정을 착각해 잘못 이해했다"고 변명을 했지만 국제적인 망신만 샀다.

세계 야구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큰 스윙으로 일관하는 쿠바야구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컷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