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끼깡짱찡 시대다
이제는 끼깡짱찡 시대다
  • 이수경
  • 승인 2009.03.1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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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탁 전주대학교 입학사정관/법학박사



신학기를 맞아 대학 개혁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중 듣기도 생소한 ‘입학사정관에 의한 대학입학전형제도’는 단연 핵심에 놓여 있다.

일반 국민들은 ‘입학사정관이란 게 도대체 뭔가’ 에서부터 고3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종전 시험방식과는 어떻게 다른가’ ‘공정성이 어떻게 담보되는가’ ‘혹시 고교 등급제나 기여입학제를 위한 술수가 아닌가’ 등 의구심과 호기심이 잔뜩 싸여있다.

미국이 원조인 입학사정관제를 설명하자면 최초의 흑인대통령 오바마를 먼저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고교시절 문제아였다. 백인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와 사이에 자신의 정체성에 흔들려 술, 담배에다 마리화나까지 피웠다. 그러나 그에게는 한 가지 희망과 잠재력이 있었다. 농구를 즐겨했고, 항상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외할머니가 곁에 있었다는 점이다.

그가 명문 하버드대학 로스쿨을 입학할 수 있었던 것은 학교 측의 유색인종에 대한 배려와 지역사회에서의 봉사활동에 대한 입학사정관의 높은 평가 덕분이었다. 마침내 그는 그곳에서 내로라하는 수재들을 제치고 흑인 최초로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정치적 발판을 구축할 수 있었다.

조금 성격이 다르지만 미국에서 대활약중인 박찬호 선수를 보자, 한국의 스카우트들은 성적과 개인 타이틀을 중시한다. 때문에 박찬호는 대학을 졸업하면서 당시 1차 지명을 못 받고 2차 3순위였다. 부득 그는 메이저리그라는 미국 입성의 길을 택했다. 그곳은 즉시 전력감을 선택하는 한국과는 달리 조련과 잠재성을 따지는 미국에 더 적임이었기 때문이었다. 결과는 아시다시피 대성공이었다. 자칫 한국에서 생활했다면 그는 지금쯤 몸으로 때우는 노가다(?)에서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한국의 대입전형 제도는 성적으로 줄을 세웠다. 수능과 학생부의 교과 성적은 현대판 노비문서였다. 이 때문에 돈과 모든 환경이 우수한 서울의 대학을 중심으로 그곳만의 잔치가 벌어졌다.

이러한 성적지상주의에 폐해는 얼마나 컸던가.

공교육은 무너져 갔고 사교육만 팽창해 학부모들의 허리가 휘어졌다. 지역적으로는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벌어졌고, 개인적으로는 가난의 대물림이 계속됐다. 국가적으로는 창의적이고 잠재적인 학생들이 발굴되지 못해 이웃 일본이 노벨상을 17명이나 배출했는데도 한국은 아직까지 한 명도(평화상 제외) 없었던 게 바로 그 후유증이었다.

이제 국민들로부터 ‘더 이상 그럴 수 없다’ 며 공감대가 형성이 됐고, 그 대안으로 나온 게 입학사정관제이다.

입학사정관은 미국처럼 입학생을 당장의 성적이 아닌 잠재력으로 가려낸다.

지원 학생이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뭣이든 남보다 출중한 끼가 있든지, 아니면 한번 목표를 세우면 끝까지 버틸 수 있는 깡을 보유하고 있든지, 다른 친구들로부터 리더십과 덕성으로 짱 소리를 듣고 있든지, 가슴 찡한 봉사활동을 해 왔다든지... 언젠가 발휘할 능력을 보여주면 된다.

입학사정관은 그런 미래의 슈퍼스타를 찾아내는 인간보석 감정사요, 인재수색대이다. 만시지탄이지만 우리는 이 제도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 국운이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낙후를 탈피해야하는 전북으로서는 더욱 이런 인재발굴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전북에서는 국립대인 전북대와 사립대인 전주대가 시대적 그리고 지역적 미션을 안고 과감히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했다.

도민들의 적극적인 성원과 ‘끼깡짱찡’ 의 잠재적 인재 추천을 요망한다.

선진 한국과 미래 전북, 그리고 개인의 발전 모두를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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