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날이 어서 왔으면…
따뜻한 봄날이 어서 왔으면…
  • 전희재
  • 승인 2009.03.09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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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초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에서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신년음악회를 갖는다. 이 연주회에서는 빠짐없이 요한스트라우스의 “봄의소리 왈츠”를 공연한다. 1883년 왈츠의 황제 요한스트라우스 2세가 작곡한 “봄의소리 왈츠”는 추운 겨울을 이기고 새봄의 축복을 노래하는 경쾌한 선율로 연주된다. 이 왈츠를 듣노라면 알프스산맥에 겨우내 뒤덮힌 만년설이 녹아 흘려내려 추운겨울을 꿋꿋이 이기고 새 생명의 싹이 움트는 “사운드 오브 뮤직”영화배경으로 유명한 할슈타트(Hallstatt)호수와 주변의 동화마을들의 풍경을 연상시킨다. “봄의 소리 왈츠”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도나우강 주변을 춤추는 무도장으로 바꿔주고 알프스를 넘어 유럽과 세계에 새봄을 재촉하는 훈풍으로 전달된다.

매서운 추위를 이기고 새봄을 재촉하는 음악의 1호는 무엇보다 1732년 이탈리아의 안톤 비발디가 작곡한 사계(四季)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악장으로 구성된 사계중 봄을 가장 경쾌하게 연주한다. 새들이 즐겁게 아침을 노래하고 시냇물이 속삭이며 먹구름 걷힌 해맑은 봄 하늘아래 파란목장에서 양치기의 피리소리에 맞춰 요정이 춤을 추는 정경을 노래한다. 유명한 영국의 시인 쉘리는 길고 음산한 겨울을 보내고 새봄을 재촉하는 "서풍의 노래" 시를 지었다. 우리나라 북풍만큼이나 매섭고 차가운 영국의 서쪽에서 불어오는 서풍이 어서 지나가고 “겨울이 가면 봄도 곧 오리니”라고 봄을 재촉하며 읊었다. 우리고장출신 신석정시인은 “봄을 기다리는 마음”에서 /우수도 경칩도 머언 날씨에/그렇게 차가운 계절인데도/봄은 우리 고운 핏줄을 타고오고/호흡은 가빠도 이토록 뜨거운가?/....라고 봄을 재촉했다. 봄은 겨울이 길수록 그리고 추울수록 더욱 값지게 기다려진다. 추운 겨울을 이긴 보리싹은 새봄이 되면 더욱 튼튼하게 자란다고 하고 겨울을 이기는 인동초(忍冬草)는 갖은 고초를 겪으면서 값진 열매를 맺어가는 상징으로 불린다.

연일 추운 경제 뉴스가 신문을 메꾸고 있다. 환율은 달러당 1600선을 오르내리고 실업자수는 계속 증가하며 가계부채도 688조에 이른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영국.홍콩등 외신 에서 조차 우리경제 때리기를 가세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에서 재정을 조기에 집행하고 세금감면조치와 일자리 창출에 전력하고 있으며, 전 국민이 제2의 금모으기 운동으로 불리는 일자리 나누기(job sharing)운동에 동참하고 있고, 기업에서도 노사가 임금동결 및 무분규를 선언하면서 회사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외국에서는 미국, 중국, 일본등 총 25개 국가가 경기부양을 위해 전 세계 GDP의 3.8%인 약 2조 4,700억불에 달하는 막대한 재정을 경기부양을 위해서 쏟아 붓고 있다. 비록 수출은 전년에 비해 감소하였지만 2월 경상 무역흑자가 33억 달라에 이르러 우리경제에 봄기운이 서서히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모악산 산자락에도 이제 봄이 봄처녀 처럼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굽이굽이 흐르는 실개천 물소리가 제법 요란해지고 버들강아지 꽃망울이 탐스럽게 터지고 있다. 아직은 산너머 불어오는 바람끝이 귓가를 차갑게 스쳐가고 도랑물이 손끝을 시리게 하지만 어디선가 봄은 다가오고 있다. 심훈의 “상록수”에서 주인공 박동혁이 고향에 돌아 올때 추운 겨울 매서운 눈보라를 이겨내고 맞이하는 시퍼렇게 푸른 상록수처럼 어디선가 우리에 희망을 주는 봄날은 다가오고 있다. 전주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벚꽃 개화 예상시기는 평년보다 9일 정도 앞당겨진다고 한다. 빨라지는 벚꽃 소식처럼 우리경제도 따뜻한 봄날이 어서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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