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박물관이 역사(History)이다
국립 박물관이 역사(History)이다
  • 김복현
  • 승인 2009.03.0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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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함께 오는 3월은 만물이 기지개를 펴고 많은 사람들도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는 생동감이 넘치는 계절이다. 그래서 3월을 March(행진곡)라고 하는 것일까?

들과 산에 가보면 온갖 식물들이 봄날의 향연을 위하여 꿈틀거리는 것 같아 자연의 오묘함을 느끼게 하고 있으며 싱그러운 공기도 따스한 봄기운을 느끼게 하고 있다.

그뿐인가 농촌에서는 이미 농사일이 시작되었고, 긴 겨울방학을 마친 학교에서는 신입생을 맞이하여 입학식을 마치고 학문 연마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며 어렵게 취업을 한 새내기 신입 사원들은 희망에 부풀어 각자의 일에 열중하고 있다.

이처럼 봄은 사람이나 자연이나 살맛이 나는 계절이다.

그러나 한편 새봄을 맞이한 우리의 마음은 희망의 봄이라는 기분이 들지 않음은 무엇 때문일까? 매일 접하는 신문을 펼쳐보아도 TV를 틀어도 어두운 소식들뿐이다.

미국 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세계경제침체는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불안이 고조되고 있으며 일자리가 없어 취업을 하려고 공부하고 노력한 청장년들의 나아갈 길이 꽉 막혀있으며 직장을 다니고 있는 직장인들은 연봉 삭감을 통한 고통 분담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한 추락하는 주식시장과 환율급등으로 인한 생활필수품 가격과 물가는 오르고 있다. 여기에 공공요금 인상 같은 슬픈 소식만 울려 퍼지고 있으니 우리의 삶이 캄캄한 터널 속에서 헤매는 모양으로 불안하기 짝이 없다. 이에 우리나라도 경제만은 살리겠다고 우선적으로 국가 정책을 실현시키고 있지만 허공을 해매는 메아리처럼 되어버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여겨진다. 이처럼 캄캄한 세상에 지난 1월 14일 익산에서는 세상살이에 희망이 보이는 역사적 사건이 일어났다. 1400년 동안 신비의 베일에 가려진 진기하고 보배로운 유물이 미륵사 석탑 해체 복원 과정에서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당시는 흥분도 하고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무엇을 하는 것이 진정 역사의 희망인가를 생각해보니 그것은 세계인과 전 국민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역사문화를 세계인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박물관을 건립해야 하는 것이 선결 문제이다. 박물관에서 과거와의 대화라고 하는 역사 문화를 보면서 어둡고 답답한 우리 삶의 미래 설계를 하는 일이야 말로 희망이구나 하는 생각을 갖도록 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한 것이다. 좋은 본보기로 언젠가 책에서 보았던 영국의 대영박물관이 떠오른다. 대영박물관에 가면 오천 년 전의 ‘미라’를 볼 수 있다고 하여 영국을 찾는 여행객은 이 박물관을 꼭 들린다고 한다. 오천년 전의 주인공과 대화를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충분한 값어치가 있기에 세계인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도 여행을 할 때 마다 그 지역의 박물관을 가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유는 역사(History)이다. 말 그대로 “His story” 그들의 이야기이다. 다양한 그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우리는 미래(Mystery)에 대한 나의 이야기를 꿈꾸어보는 것이다. 우리는 박물관을 찾아 그곳에 전시된 수백, 수천 년 전의 이야기를 보면서 당시의 문화적 수준과 정치적 사회적 상황도 상상해보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문화의 가치라고 의식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하면서 우리 지역에도 그럴만한 훌륭한 역사가 있기에 백제의 문화가 그대로 후대들에게도 꿈꾸어지도록 박물관을 건립하여 자랑을 하도록 해야 한다. 1400년 전의 역사와 대화를 하면서 찬란했던 백제의 역사문화를 당시의 현장에서 현장감 있게 익산에서 자랑하고픈 마음이 간절하다. 동시에 동양최대의 미륵사와 백제의 왕도였던 왕궁지역 일대를 세계인들에게 알리는 세계문화유산 등재사업도 같이해야 하는 일이다. 우리는 지난날 독립국가로서 독립 기념박물관 하나 없었던 서러움을 기억해보자. 며칠 전 3.1운동 90주년을 보내면서 나라를 빼앗긴 아픔을 되새겨 보았다. 매년 3.1절이 우리에게 올 때마다 우리는 독립국가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스스로 가질 수 있었듯이 익산에 백제 역사문화의 재정립이야말로 어쩌면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가 앞으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오늘의 환경이 캄캄한 터널을 통과하는 기차와 같은 처지라고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밝은 세상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다. 밝은 세상이 올 때 우리는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지혜가 넘치는 희망찬 삶을 꿈꾸어야 할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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