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께서 불쌍하게 여기시고 밝게 살피시어 큰 비를 내려 쓸 수 있게 흘려주시면 많은 곡식을 얻을 수 있고 물은 가득채워 우려를 없애주시는 큰 덕을 어찌 잊으리요.
이에 정성을 드려 청결하게 고기와 술을 드려 제사드리오니 내려보시고 흠양하옵소서....."
가뭄으로 용담호가 말라가자 용담호와 관리단이 위치한 진안군 안천면 유림들이 나서 천지신명께 기우제를 올렸다.
전통적으로 하지(夏至)를 넘어서 모내기 물이 모자라는 6월경 지내던 기우제가 40년만에 재개되면서 몇 달 빠른 2월에 있었다.
자신들의 농업용수도 급하지만 전북도민의 식수원이 고갈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만 없기에 나선 것이다.
축관을 맡은 유림 김충기(71, 전라북도 향교재단이사)씨의 집례에 따라 초헌관 이정열 면장, 아헌관 신충식 안천노인회장, 종헌관 장종성 용담댐관리팀장이 제사상에 술을 올리며 하늘에서 비를 내려주기를 기원했다.
전북권으로 일 38만t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용담호은 1973이래 최저의 강수량으로 예년의 1/4 수준인 23%의 저수율에 머물며 도민의 원활한 용수공급을 위협하고 있다.
축관 김충기씨는 "수리시설이 미약한 예전에는 하늘에서 내리는 비만 바라보며 농사를 지으며 기우제를 지냈으나 최근에는 물 걱정이 없어지면서 기우제 풍습이 사라졌으나 지난해부터 가뭄이 계속돼 기우제를 지내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기우제에 참여한 300여명의 면민들은 지장산 등반과 체육대회, 노래자랑 등 면민 화합행사를 같이 했다.
진안=권동원기자 kwon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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