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불신을 자초한 학업성취도 평가
교육불신을 자초한 학업성취도 평가
  • 한기택
  • 승인 2009.02.2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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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교육연구소 소장 한기택



지난 16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 초6, 중3, 고1, 196만여 명에 대해 실시한 학업성취도 평가를 통해 학습수준을 시?도와 지역교육청 별로 비교할 수 있는 자료를 발표하자 일선교사와 교육관련 단체, 학부모, 학생들 사이에서는 환영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교과부장관도 놀란’ ‘시골학교의 기적’이라고 전국에 자랑했던‘임실의 기적??이 ‘조작의 기적’으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전라북도의 학력은 초등 6학년 ‘기초학력 미달’ 많은 곳 상위 30위 가운데 국어영역에서 장수 외 1개 지역이, 영어영역에서 무주 외 4개 지역이, 수학영역에서 순창 외 3개 지역이 포함되었으며, 중3 ‘기초학력 미달’ 많은 곳 상위 30위 가운데 국어영역에서 남원 외 4개 지역이, 영어영역에서 정읍 외 9개 지역이, 수학영역에서 진안 외 5개 지역이 포함되는 등 저조한 학력을 나타냈지만 ‘조작의 기적’에 묻혀 저조한 학력은 따져 볼 겨를도 없이 지금 전북교육은 학력평가의 회오리 속에 고전하고 있으며 학업성취도 평가와 교육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교과부는 학업성취도 평가의 신뢰도 추락의 원인이 일선교육청과 학교에만 있는 듯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재조사한다’ ‘감사를 한다’ 하면서 요란하게 뒷북을 치고 있다.

학업성취도 평가의 신뢰도 추락과 교육불신의 큰 책임은 교과부에 있다.

교과부는 수 십억 원이라는 예산을 투자한 학력평가를 실시하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사전에 충분히 연구하고 대비하지 않은 가운데 실시하여 교육불신을 자초하였다. 전국적인 학력평가를 실시하면서 시험 감독과 채점과 통계처리를 해당 학교에서 하도록 하는 등 기획을 잘못한 교과부의 책임이 제일 크다. 또한 교과부는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하면서 절대로 학교와 지역별로 서열화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시?도 및 지역교육청 별로 세분화해서 발표함으로서 간접적인 서열화 발표를 하였고 ‘장관도 놀란’ ‘촌 동네의 반란’ 등으로 보도를 함으로서 서열화 발표를 강하게 한 꼴이 되었다.

또한 학교교육은 학생의 학업성취도 및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평가해야 하는데도 교과부가 학력평가에 편중하는 인상을 강하게 주면서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하여 교육과정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하였을 뿐만 아니라 학력 평가를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에서 실시함으로 피드백(feedback)의 기회를 주지 못하는 평가를 했으며 학교의 설립목적, 학교의 특수성, 도시와 농어촌 등을 구별하여 다양한 평가를 실시하는데 소홀했다.

다음으로는 도교육청과 지역교육청에도 지도·감독의 부실에 책임이 있다.

도교육청과 지역교육청은 관내 학교의 제반 실정을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력평가를 실시하는데 예견되는 문제점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지도·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이 있으며 통계를 보고하면서 관내 학교에서 보고된 자료를 전후 좌우의 비교 분석도 해보지 않고 무성의하고 부실하게 보고함으로서 허위 보고라는 오명을 남겼다.

다음으로 양심을 져버린 일부 교원에게도 책임이 있다.

아무리 학력평가를 실시하면서 시험 감독과 채점과 통계처리를 해당 학교에서 하도록 하였다 하더라도 학교장과 선생님들이 국가 차원의 학력평가의 중요성을 바르게 인식하고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양심을 가지고 성실하게 추진했다면 허위보고 등으로 양심을 져버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며 조작이라는 불명예도 없었을 것이다.

극히 일부의 교육자들 때문에 존경받는 스승님들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지고 있어서 안타까울 뿐만 아니라 요란하게 뒷북을 치고 있는 교과부와 도교육청의 모습도 딱하기만 하며 일부 교원단체에서 교육계의 치부인 학업성취도 오류 조사를 하며 떠드는 것은 제 얼굴에 침 뱉는 격이다.

교과부장관이 학업성취도 평가를 전면 재검토한다고 하니 다행스러운 일이며, 학업성취도 평가는 공교육의 정상화와 교육발전을 위해 계속 실시되어야 하고 학업성취도 평가로 실추된 교육의 위상과 존경받는 스승상의 재정립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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