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남1녀의 자녀를 둔 A씨는 지금도 순창읍 5일시장이 열리는 날이면 재래시장에서 야채와 과일을 판매하고 있다. 상가도 없는 노점상이다.
뻥튀기 판매를 시작으로 지난 30여년동안 노점상을 하면서 자녀의 뒷바라지를 해왔다. 그러면서도 여건이 허락하면 어려운 학생을 돕고 싶은 마음이 항상 ‘희망사항‘으로 가슴에 남아 있었다. 특히 10여년전 유난히 공부를 잘했던 큰아들을 서울지역 대학으로 진학시킬 때를 생각하면 더욱 그랬다.
당시는 어려운 집안형편에 남편까지 병환 중이었다. 아들을 대학은 보내야 했으나 모든 것이 너무나 막막했다. 때마침 전라북도에서 운영하는 서울장학숙 1기로 입사할 기회가 왔다. 아들은 4년 동안 장학숙의 도움을 받아 한양대 건축과를 무사히 졸업했다.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간직하다 이번에 장학금을 쾌척한 것.
A씨는 현재 마을 부녀회장으로 봉사활동도 열심이다. 작고한 남편도 생전에 11년동안 이장으로 마을 대소사를 챙겼었다.
"어려웠던 지난 시절 받은 고마움에 비하면 너무 적은 금액이라 부끄러울 따름"이란 말만 되풀이 한 A씨는 신분이 알려지기를 거부했다. 경제위기에 온정까지 메말라가는 요즘, 우리에게 다가온 또 하나의 따뜻한 손길로 보인다.
순창=우기홍기자 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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