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은 살아있다] 6.원광대 박물관
[박물관은 살아있다] 6.원광대 박물관
  • 김경섭
  • 승인 2009.02.17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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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는 그릇' 옹기의 모든 것 알려드려요
“우리 선조들의 삶의 애환과 지혜를 엿볼 수 전통 민속 옹기에 대해 궁금증이 있다면 원광대 박물관으로 오세요”

종합박물관으로 전국 대학 박물관 가운데 최대 규모인 원광대박물관(관장 나종우)에 가면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각종 유물을 만날 수 있다.

원광대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총 유물은 1만8천점이며 이 가운데 3천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유물은 모두 9개 전시실에 옹기를 비롯해 고고자료·생활속자료·공예·미술자료 등이 시대별 특징과 변천과정, 그리고 옛날 사람들의 생활상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하고 있다.

원광대 박물관에서 가장 특색이 있는 전시실은 1층 로비에 운영되고 있는 옹기전시실이다. 이곳에는 우리 문화유산인 옹기가 어떻게 활용되었으며 오늘날 어떤 의미를 가지고 우리 곁에 새롭게 숨쉬고 있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숨 쉬는 그릇·옹기’라는 주제로 다양한 옹기가 전시되어 있다.

옹기는 우리나라와 같이 농경을 생업수단으로 하는 정착된 사회에 있어서 식생활뿐만 아니라 생업의 수단으로 서민생활에 깊이 자리했던 생활도구였다. 흔히 ‘장독’이라고 불렸던 옹기는 민초의 애환과 기쁨 등을 담아내고 있다.

원광대 박물관 1층 전시실에 마련된 옹기 전시실에는 조선말부터 근대까지 이르는 600여점의 옹기가 기능별로 전시돼 조상들의 지혜와 생활상을 엿 볼 수 있게 했다.

전시 유물은 항아리와 병, 단지·음박지·투가리 등 식생활 용기뿐만 아니라 소주고리·술독 등 양조용구, 베개·요강 등 주 생활용구, 기와 굴뚝 등 건축용구, 장군·귀댕이·병아리 물병 등 생업용구, 연적·붓꽃 등 문방용구 등 옹기 쓰임새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인 전시 유물은 단순히 보여주기가 아닌 당시 옹기의 사용에 따른 용도별로 복원·전시하고 있어 옹기의 시대적 특징을 살필 수 있다.

기능별로 복원된 옹기는 옹기 우물을 비롯해 부엌·기와지붕, 옹관, 옹기 굴뚝, 장독대, 소주 내리기 등으로 당시 문화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경기도와 충청도를 비롯한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 등의 지역별 옹기 한지리에 모아 비교 전시함에 따라 각 지역 옹기의 특징을 비교할 수 있는 체험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또 옹기와 관련된 민간 신앙인 성주단지와 철룡단지, 조왕단지, 터주단지, 업단지 등의 모습을 가미한 재미있는 문화적인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원광대 박물관 김선기 학예사는 “옹기전시실은 당초 지난해 9월 특별전으로 마련됐으나 각계각층의 호응이 좋아 상설전시실로 전환했다”며 “옹기전시실은 잊혀져가는 우리 문화유산인 옹기가 오늘날 우리 곁에 새롭게 숨쉬고 있는가에 대한 의미와 기능성 등을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공간이다”고 말했다.

김 학예사는 이어 “옹기는 조상들의 삶과 지혜가 담겨있다”며 “호남지역에서 사용했던 옹기는 타 지역의 옹기와 달리 풍만한 곡선미 등이 나타나는 등 우리 조상들의 넉넉하고 후덕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원광대 박물관

지난 1968년 1월 도서관 4층에 20평 규모의 작은 전시공간과 274점의 소장유물로 처음 문을 원광대박물관은 1987년 6월 지하 1층, 지상 4층, 연건평 1천834평 규모의 전용 박물관으로 건립되면서 종합박물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원광대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유물자료는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 이르는 고고 미술자료를 비롯해 불교미술자료·생활민속자료·무속자료·서화 및 탁본자료·고문서·한수 등 총 1만8천여점에 이르고 있다. 유물 유형별로는 석화와 서적·탁본 등이 4천600여점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 도자기 등 토·도제품 4천90여점, 목·죽 제품 1천700여점, 문서류 및 막사발 각각 1천200여점, 금속제품 1천여점, 매장 문화재 640여점, 불상 90여점 등이다.

발굴유물 가운데 미륵사지 동탑지 금동풍탁과 왕궁리 전 와요지에서 출토된 연판문기와 천부상, 악귀상 등은 백제천도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학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다.

시대별로는 선사시대 168점, 원삼국 233점, 백제 836점, 신라 451점, 통일신라 179점, 조선 1만545점, 근대 2천806점, 현대 1천243점 등이다.

◆전시실

▲선사·백제실:이곳에는 주로 선사시대부터 백제시대까지의 토기의 여러 형태와 변천과정을 살필 수 있도록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백제 무왕의 익산천도설과 관련된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대표적인 유물은 비파형동모와 미륵사지 동탑에서 발굴된 탑 네 귀에 매다는 금동풍탁 및 마한 지배세력의 묘제로 알려진 대형 옹관 등이다.

▲도자실:도자실에는 통일신라의 토기부터 고려청자, 조선시대의 분청자 백자로 변화·발달하는 과정을 살필 수 있도록 전시하였다. 대표적인 유물은 청자역상감모란당초문완과 백자흑상감모란절지문병, 백자인물장식호 등이며 이 가운데 청자백자용문항아리는 기형이 유려할 뿐만 아니라 용문은 회화적으로 매우 뛰어난 작품이다.

▲생활민속실: 전통 농경사회에서 사용했던 각종 농기구나 연모, 목가구, 장신류 등을 전시하여 당시의 생활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베를 짜는 모습과 대장간, 식생활공간인 부엌, 그리고 안방·사랑방의 모습, 한약방 등을 입체적으로 재현했다.

▲무속실: 이곳은 우리 전통 무속신앙에서의 주인공인 무당이 사용하는 무신기와 무속화, 무신상 등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유물은 전국 최대규모다.

▲서화·기증유물실:서화 기증실에는 신위의 묵죽도, 전 이징의 화조도를 비롯해 심사정의 산수도, 장승업의 화조수해도 12곡 병풍, 고종황제 어진 등이 전시되어 있다. 또 고건 전 국무총리 부친인 고 청송 고형곤 박사가 기증한 허련 작품인 서예 6곡 병풍과 달 항아리 등도 자리하고 있다.

▲불교미술실:불교미술실은 불상과 불화·영정·의식주·공예품 등이 전시되고 있다. 불상은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대표적인 유물은 감로탱화와 금동여래상, 사명대사 진영, 동자상 등이다.

▲한수실:한수실은 진의종 전 국무총리 부인인 이학수여사가 기증한 허련의 노송도를 비롯해 연화 어조도, 청룡백호 등과 오합상자, 향주머니, 꽃신 바늘꽃이 등 주로 여인네들이 사용하는 물건에 수를 놓아 아름답게 꾸미고 있다.

김경섭기자 k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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