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나무로 키우자.
뿌리 깊은 나무로 키우자.
  • 이수경
  • 승인 2009.02.11 16: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59년 9월 추석을 며칠 남겨두지 않을 때였다.

태풍14호 사라호가 최대풍속 시속 85m라는 엄청난 힘으로 한 반도 중남부를 강타하여 핵폭탄에 버금가는 피해를 입힌 바 있다. 벌써 5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되는 것은 나무들의 피해 중 가로수의 참변이다.

사라호로부터 뿌리 채 뽑히며 넘어진 가로수 대부분은 키 큰 미루나무였다.

그 때 미루나무들의 수난을 생각하면서 나무의 생태를 생각해봤다.

나무란 가지가 뻗어나간 만큼 뿌리도 비례하여 퍼지고 하늘을 향해 자라는 키만큼 뿌리도 깊이 뻗어야 큰 줄기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하찮은 바람에도 뿌리가 흔들리고 큰 바람에 등걸 채 뽑혀버리는 미루나무는 나무의 줄기와가지에 비교하여 뿌리가 깊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무를 어떠한 태풍에도 넘어지지 않는 강한 나무로 키우려면 무엇보다 먼저 뿌리를 깊고 강하게 키워 내야만 한다.

산비탈 바위틈에 뿌리를 박고 서있는 천년 송을 보라. 어느 누가 오랜 세월 동안 물을 주며 키워냈겠는가? 이건 자연환경이 키워낸 순 수 작품인 것이다.

우리 인간의 삶 또한 나무의 생육 발달과 다를 바가 없다. 냇가에서 자라나는 미루나무가 힘들이지 않고 물을 먹는데 뿌리가 길어질 필요가 없듯이 부잣집 온실 속에서 자가용 타고 등교하는 3대 독자의 두 다리가 튼튼하지 못하다는 것은 뻔한 사실이 아닌가?

인간의 삶이 뿌리 깊은 나무와 다른 것은 사람은 마음 즉 영혼이 존재 한다는 것이다.

이 글의 요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인간을 뿌리 깊은 나무로 키워야 한다는 것은 마음의 뿌리를 깊고 넓고 튼실하게 키우자는 것이다.

오늘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 가정이나 학교 모든 사회가 한마음이 되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뿌리 깊은 나무로 키워야 할 때가 지금이다.

경제환경 사회환경 교육환경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 이들에게 튼튼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미루나무들이 사라호 한방에 넘어지듯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들이 기성세대들의 속수무관 속에 넘어져서야만 되겠는가?

한 스승님께서 “사람에 있어서 뿌리는 마음이요 세상에 있어서 뿌리는 도덕이라 ” 고 말씀하셨다. 참 진리의 말씀이다. 마음 뿌리가 약한데 지금의 어려움을 이길 장사는 없을 것이다. 우리의 자녀들에게 도덕의 뿌리를 깊게 심어 주자.

지혜의 뿌리를 심어줘야겠다.

속설에 “여우며느리하고는 살아도 돼지며느리하고는 못산다.” 는 말이 있다. 이것은 어떤 잘못된 일이 벌어졌을 때 더 빨리 해결할 수 있는 슬기와 지혜가 절대 적으로 필요하다는 뜻도 될 것이다. 지혜는 누가 주는 것일까? 이 해답도 그리 어렵지 않다고 본다. 지식정보를 교사가 가르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학습에서 아날로그시대가 지난지가 벌써 십 수 년이 되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학원비 엥겔지수 50%(한 가정의 예)라는 부끄러운 자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작금의 현실에 비추어 지혜를 솟아나게 하는 길은 독서뿐이란 걸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

기축 새해를 맞이 한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나 2월로 접어들었다. 우리의 경제는 아직도 풀려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빈부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과 노사 갈등의 심화는 6명이라는 고귀한 생명을 앗아갔다. 상상을 초월한 강력범죄자의 현장검증이 이루어진다.

이럴 때일 수 록 우리는 보다 긍정적이고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의 뿌리, 도덕의 뿌리, 지혜의 뿌리 깊은 나무를 기르는데 온 힘을 발휘 할 때라고 본다.

<(사)평생교육진흥회연구회 군산교육원장 황 현 택>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