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원어민 강사의 고백
한 원어민 강사의 고백
  • 하대성
  • 승인 2009.01.29 1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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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가명, 42세, 미국인 강사)는 한국에 온지 11년째다. 미군부대에서 강사로 일했다. 그러나 학원경력은 3년차다. D학원에 있다가 지금은 부산의 대학과 학원에서 근무한다. 전공은 Business Education, Masters Degree는 테솔. 미조리 주립대 출신이다. 수업은 수,목,금요일(오전9시부터 오후5시), 토요일(오후12시30분부터 오후10시), 일요일(오전9시부터 오후6시)까지 주 40시간 가르친다. 학원에서 집을 제공하고 250만원의 급여를 받는다. 거기에다 대학교에서 일주일~보름 정도 일해 220만원을 편법으로 더 받는다.

그러나 대학교에서 가르치는 시간이 적어 대학교에서 일하는 사람은 다른 학원 아니면 과외를 한다. E2 비자인 사람은 과외가 불법이지만 F 비자인 사람은 과외를 할 수 있다. 배우자 비자(spouse visa)로 한국인과 결혼하면 F비자가 나온다. 그러나 보통 E2 비자인 학원 강사들은 과외를 할 수 없으나 나 뿐만 아니라 대부분 몰래 과외를 한다. 학원강사로 있는 것은 명목상 과외를 하기 위한 과정으로 여기기도 한다. 한링고 사이트에 보면 과외를 구하는 외국인 강사로 넘쳐난다. 여기를 이용해 여러 개의 과외를 했으나 지금은 한개만 한다. 한국인들은 그게 불법이라고 하지만 왜 불법인지는 모르겠다. 대우는 예전에 비해 아주 많이 좋아졌다. 그러나 외국인은 계약 때문에 일을 그만 두는 게 쉽지 않다. Letter of Release 필요하다. 한국에선 쉽게 돈을 저금할 수 있다. 물론 쓰긴 더 쉽다. 많은 강사들이 쉽게 벌어 흥청망청 쓴다. 또 한국인들이 알아서 접대를 하고 영어로 말하려 노력하기 때문에 그것도 편하다.상산고에서 일하던 신디 역시 11년차지만 거의 한국말을 못했다. 그녀도 불법과외를 했다. 나는 아직도 가르치는 게 좋고 사람들이 좋아서 계약을 계속 갱신하고 싶다. 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달리 다른 직장이나 배울 곳을 찾지 못하면 2주 안에 한국을 떠나야 한다. 이 때문에 외국인들은 해고 후 짧은 시간에 직장이나 배울 곳을 찾으라 하는한국에 대해 야만적이다고 비난한다. 학원에 맛을 들이면 어떻게 해서든 다시 들어오려고 기를 쓴다. 한국인들은 원어민을 돈 버는 로봇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다른 외국 선생도 한국 원장한테 많은 나쁜 경험을 받았다. 원장이 수업 후 나오려는 강사를 못 나오게 교실 문을 밖에서 잠갔다. 원장이 함부로 대할 때 상처를 받는다. 그럴 때 서글프다. 학생, 직원, 선생한테 '인간'으로 대우받으면 좋겠다. 이런 점들 때문에 미국 사이트(http://www.geocities.com/hagwonblacklist/list.html)에 한국학원 블랙리스트를 올려서 정보를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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