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 김명한
  • 승인 2009.01.21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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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부 잘하는 약이 일부 학원가와 고시생 사이에 남용되고 있어 보건복지가족부에서는 과잉행동주의력결핍(ADHD) 치료제의 사용을 대폭 제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향정신성 의약품에 속하는 이 약은 만성적으로 사용할 때 치료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행동을 유발한다고 한다. 우리의 젊은 학생들이 왜 이러한 약물을 복용해야만 하는 것일까? 학교와 학생들 간의 과도한 경쟁과 그 경쟁을 유도하는 사회적 병리도 한 몫을 했다고 본다. 필자는 이 기사를 보고 국립묘지에 봉사활동 나온 학생들과 이야기를 해 보았다. 결론은 정상적으로 공부하기가 싫으니까 약에 의존하려는 나약한 마음이 문제라는 것을 알았다.

<공부 잘하는 방법> 그러면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정상적이며, 똑같은 시간을 주고 시험을 보는데 성적이 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도 질문을 해 보았다. 학생들 간에 의견은 분분하였지만 다음과 같이 3가지 부류의 학생이 있는 것 같다. 첫째, 머리만 좋은 학생의 공부 습관은 그날 학교에서 숙제를 내주면 건성으로 숙제만 해 간다. 그 학생은 다 아는 것이니까 하며 복습과 예습은 학교에서 하면 되니까 라는 생각으로 컴퓨터 게임이나 노는 일로 시간을 보내고 시험 보기 전에 열심히 벼락공부를 하면 된다고 한다. 두 번째 학생은 숙제를 하고 복습과 예습을 한다. 그날 배운 것만, 내일 할 분량만 겨우 하는 학생이고, 세 번째 학생은 숙제와 복습, 예습은 물론이고 선생님께 질문할 것이 무엇인가도 미리 미리 준비하는 학생이다. 이런 학생이 시험에 우수한 성적을 얻는다는 것이다. 시험기간에는 모두 열심히 하기 때문에 그 차이란 아주 미미하다는 것을 첫 번째 학생은 간과 한 것이고, 두 번째 학생은 공부는 누가 시키는 것이 아니고 내가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하는 데 마치 누구를 위해서 하는 것처럼 생각을 하기 때문에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 어려운 것이다.

공부하면서 친구와 놀거나 쉬고 싶은 충동이 없을 리 없다. 학생들은 운동도 해야 하고 놀기도 해야 한다. 그러나 공부를 해야 하는 시간에 무책임하게 그 충동을 자제하지 못하는 것을 부모님들은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보석은 마찰 없이 가공될 수 없고 사람은 시련 없이 나아질 수 없다”는 한상복씨의 ‘배려’책에 나오는 글귀를 봉사활동 나온 학생들에게 선물로 주었다.

<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공평하다> 시간활용이 뚜렷한 사람은 계획한 만큼의 성과를 얻지만 막연한 계획을 세운 자는 아무런 성과도 얻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퇴보할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직접 경험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공기와 같이 그 귀함을 모르고 산다. 마냥 한 없이 주어진 것인 양 생각한다. 국립묘지는 매일 많은 유가족과 참배객이 찾는다. 안장식 때 유가족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씀은 조금만 더 사셨으면 잘 모셨을 텐데..... 갑자기 돌아가시어 후회스럽다는 말씀들을 하신다. 아무리 눈시울을 적셔도 지난 시간은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아쉽다.

시간은 사람을 두 부류로 나눈다. 시간이 빨리 흐르길 원하는 사람과 멈춰 주길 바라는 사람이다. 현재와 같이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속에서 좀더 나아지겠지 희망을 가지고 노력하는 사업가와 계획한 대로 모든 일이 순조롭게 성사되어 목표달성을 눈앞에 둔 사람, 준비를 열심히 하여 시험 치를 날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시간이 빨리 흐르길 고대한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으나 곧 이별을 해야 하는 사람, 준비가 덜 된 수험생, 부채상환 기일이 목전에 있는 사람 등 곤경에 처해 있는 사람들은 시간이 멈춰 주길 바라지만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무심코 흘러만 가지 내 맘대로 빨리 가거나 늦게 가진 않는다. 이렇듯 시간은 우리에게 미리 준비하는 사람이 되라는 교훈을 주고 있다.

<바보와 천재의 구별> 새해도 벌써 한 달이 지나가고 있다. 금년 말까지 설정된 목표 중 한 달 동안 무엇을 했나 먼저 반성을 해 보고 부족하다면 다시는 부족함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천재와 바보의 구별 방법을 보면 바보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만 천재는 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는다 했다. 같은 시대에 같은 시간을 보내면서 시간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장 김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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