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텅구리
멍텅구리
  • 이한교
  • 승인 2009.01.13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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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텅구리는 바닷물고기 이름이다.

이 고기는 못생기고 동작이 느려서, 아무리 위급한 때라도 그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멍텅구리 같은 사람이란 판단력 없이 옳고 그름을 제대로 분별할 줄 모르는 바보 같은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그러나 세상엔 스스로를 가리켜 바보라고 말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요즈음 정치상황을 보면 이 바닷물고기 같은 모습을 보이는 일이 허다하다. 이 추태가 미국 시사주간지(TIME) 표지에까지 등장했다니 그 망신살이 온 세상을 뒤덮고 말았다. 어쩌다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는가. 어디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하는가. 정권이 바뀌면 좀 나아지려나 했다. 아니 입장이 바꿔지면 이해하고 좋아지려니 했는데, 마찬가지가 되었다. 누구의 잘못이라고 말하기에는 골이 깊은 것이 현 정치 현실이다. 지금 여당에서는 국회 폭력 법을 만들어서 처벌하겠다고 하고 있지만, 지난 정권 때 자신들은 어떠했는가를 생각해보면 자다가도 웃을 일이다. 지금 야당에서 지난 정권 때 국민에게 어떤 상처를 주었는가를 생각하면 자다가 벌떡 일어날 일이다. 세상을 바르게 살라 말하는 뒤편에서 본받지 못할 일을 마치 개선장군처럼 해대는 당신들은 정말 해고 감이다. 국민 앞에 석고대죄할 일이다. 이유야 어디 있던 국민에게 본을 보여주어야 할 사람들이, 주먹이 먼저라는 모습을 보여 주고는 기념사진까지 촬영했다는 얘기는 바보들이나 하는 행위다. 온몸을 던져 막으려 했던 쟁점 법안보다는, 카메라 촬영을 즐기려는 모습처럼 보여 국민이 슬픈 것이다. 마치 당신들이 돈 받고 연기하는 탤런트처럼, 의무도 없고 책임도 없는 단역 같아 부끄러운 것이다.

장군이 병사의 마음을 가지면 군대를 통솔할 수 없다고 했는데, 병사처럼 굴고 있는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찾을 수 없어 실망이라는 얘기다.

지금 국민은 이유를 따져서 이해할 만큼 여유롭지 못하다. 외면하고 있는 민생법안에 서민은 울며, 오늘도 칼바람을 뒤로하고 어려운 경제 난국을 헤쳐 나가기 위해 현장으로 나가고 있는데, 당신들은 당리당략에 눈이 멀고, 따뜻한 태국에 골프여행을 가고 있는 사이, 대부분의 국민은 내일의 경제를 염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일이란 반드시 잘잘못이 있는 법이다. 그러나 그것을 폭력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옳지 않다. 더 나쁜 것은 힘이 있다 하여 결론을 폭력 쪽으로 유도하는 일이다. 뻔한 결론을 가지고도 억지를 부리며 해볼 테면 해보라는 식의 힘 과시는 인간과 다른 동물의 왕국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끝까지 버텨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지구 끝까지 가겠다는 결론은 멍텅구리나 하는 짓이다. 그러나 당신은 멍텅구리 물고기가 아니다. 잘나고 잘생겨서 국민이 선택한 사람이다. 이제 와서 이런 식으로 막가파식으로 서로 싸움질만 하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 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다시 선택할 수도 없고, 나라의 경제는 수렁으로 빠져들어 가는데, 모두 붙들고 몸부림쳐야 할 형편에 손을 놓고 멋대로 살면 국민은 어쩌란 말인가.

개미 생태 보고에 의하면, 개미집단의 20%만이 근면하게 일을 할 뿐 80%의 대다수는 주변에서 빈둥빈둥 놀고먹는다 했다. 국회의원들은 당연히 20% 집단에 속해있어야 할 것이다. 바로 당신들이 국민의 대표이기 때문이다. 심사숙고해서 소중한 한 표 한 표가 모여서 여의도로 보냈기 때문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당신들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국민은 울고 있는 것이다. 다시 또 선거 때가 되어 구걸하듯 납작 엎드리는 당신에게는 절대 속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는 상식이다. 상식에는 모든 국민이 편안하게 사는 길이 있는 법이다. 다시 말해 상식을 모른다는 것은 바닷물고기인 “멍텅구리”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진정 당신들을 “멍텅구리”라고 불러도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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