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중기 목죄는 시중은행
서민·중기 목죄는 시중은행
  • 김완수
  • 승인 2008.12.2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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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높은 채권추심…연체땐 대출축소·신용도 내려
최근 시중은행들이 사채업자 못지 않은 강도로 채권추심에 나서면서 은행 돈을 빌려 쓴 중소기업과 서민들이 분통을 터드리고 있다.

특히 금융권은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시큰둥한데다 기존 대출금 상환마저 강력히 요구, ‘비 오는데 우산 뺏기식’으로 일삼아 비난을 사고 있다.

일부 은행들은 대출금 이자를 하루만 연체해도 모든 은행계좌에 대해 지급정지 조치하고 신용도까지 하락시켜 막대한 불이익을 주고 있다.

이 뿐아니라 주택자금대출 이자가 10일 연체된 서민에 대해 곧바로 카드 사용정지를 시키는 등 갈수록 횡포성 행보를 일삼고 있다.

▲울고 싶은 중소기업=전주소재 D기업은 최근 거래은행에 2억원의 추가대출을 요청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또한 이 회사 대표 강모씨는 최근 수개월간 밀렸던 납품대금 3천만원을 받았지만 돈은 구경도 못한 채 고스란히 은행에 빼앗기고(?) 말았다. 거래처에 빌다시피 해 받아낸 돈이지만, 대출금 이자가 밀리면서 은행이 강사장의 전 계좌에 대해 지급정지를 하면서 입금 직후 대출금에 대한 ‘상계’ 처리를 한 것. 강사장은 사실 확인 후 은행으로 달려가 하소연하며 항의도 해 봤지만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듣고 돌아왔다.

강사장은 "수년간 거래한 은행인데 해도 너무한다"면서 "당장 연말인데 직원들 월급은 고사하고 원자재를 구입하지 못해 파산할 형편"이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지난해 말 0.74%에 불과하던 국내 대출 연체율이 1.18%까지 급등, 금융부실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이 같은 강도 높은 채권추심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졸지에 신불자 된 서민=통신회사 직장인 박모씨(전주시 서신동)는 얼마 전 백화점에서 생필품 구입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카드계산을 하려다 항당 한 일을 겪었다. 사용 중인 다른 신용카드도 모두 사용정지된 것. 박씨는 상황을 파악하다 더욱 기막힌 사실에 치를 떨었다.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대출받은 A은행 주택자금 장기대출금 이자 21만3천원을 10일 정도 연체한 사실을 떠올렸다.

그는 은행 비영업일을 제외하고 곧 바로 대출금 이자를 납입한 후 카드 사용정지 해제를 요구했지만 카드사와 은행 측은 신용도 하락으로 인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박씨는 "10일 정도의 연체에 카드사용이 정지되고 신용도까지 하락하는 게 말이 되냐"며 "사채도 아니고 금융권에서 이렇게 대출을 추심하면 서민들은 어떻게 살아가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완수기자 kim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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