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건국 60주년
저무는 건국 60주년
  • 이방희
  • 승인 2008.12.2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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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대한민국 건국60주년 근대화 혁명을 축하했던 2008년도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신생국가가 대한민국처럼 짧은 기간에 민주화와 산업화같은 일련의 근대화 프로젝트에 성공한 국가가 어디 있었는가?

가혹한 식민지 끝에 맞이한 광복은 미증유의 민족분단과 겹쳤다. 그리고 민족분단은 다시 피비린내 나는 동족상잔을 불렀다. 바로 그처럼 열악한 바탕위에서 대한민국은 세계 굴지의 경제대국으로 급성장했다. 한때 군부독재와 권위주의 통치로 얼룩졌던 민주주의도 최근 20년째 대통령 직선과 지방자치의 참여민주주의로 순항중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명멸하였던 어떤 국가보다 경제적으로 부강하고 정치적으로 민주적이며 군사적으로 막강한 나라가 되었다. 대한민국의 근대 60년사는 제3세계의 근대화에 관하여 글로벌 모델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의 기적을 이룬 대한민국이 연말이 가까워 지면서 세계적인 경제 불황속에 또다시 10여년전의 IMF 위기의 망령이 다시 엄습하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 작금의 나라 처지이다. 특히 대한민국 건국 60주년을 맞이하는 해에 출범한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가 남달랐다. 하지만‘경제 살리기??는 빛을 바랜지 오래고 사회통합에 있어서도 나아진게 별로 없어 보인다. 하루하루 사는게 힘들고 내일에 대한 전망 또한 결코 밝지만은 않는 현실에서 대한민국 건국 60년의 기적을 계속 말하는 것은 자칫 남의 집 이야기 혹은 그들만의 잔치로 보일 수 있다. 대한민국의 성취와 개인의 성공을 별개로 느끼는 국민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대한민국 60년의 기적을 일궈낸 주역들은 지난날에 대한 자부심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현재의 위기와 불안한 미래에 대해 일말의 책임을 가져야 한다. 중요한 것은 성공한 건국 60년 그 후이기 때문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less Oblige)??란 소위 사회 지배층의 덕목을 강조한 의미로 대접받기 위해서는 명예에 따른 의무와 책임을 다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줄줄이 소환되는 대통령 친인척비리는 불감증이 되어버린 우리 정치문화의 한부분이 된지 오래다.

미국 TV의 유명한 사회자인 ‘윈프라??는 올해도 우리나라 돈으로 약 500억원을 기꺼이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세계 제일의 재벌인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빌게이츠는 이미 기부재벌이 된지 오래다. 미국의 그유명한 사립대학들의 풍부한 재정의 원천은 기업가 동문들의 기부이다. 우리의 경우 어려운 가수나 독지가들의 헌신적인 기부는 있어도 소위 삼성과 현대등의 페널티 억지춘향 과징금성 기부와 사회 오피니언 리더들의 부정한 모습들은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질시와 원성, 타도의 대상이 된지 오래다. 한국의 엘리트들은 소위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부재와 자본주의에 대한 철학의 빈곤으로 각종 사회적 이권의 독식과 적자생존의 동물적인 약탈적 자본주의에 의한 승자 독식을 당연시하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나 빈곤층의 아픔에 동참하는 문화는 이벤트성 홍보용 행사 성격임을 부인할 수 없다. 전국의 청소년 다섯 가운데 한명정도가 10억을 갖게 된다면 10년쯤 감옥에 가도 좋다는 응답을 했다고 한 여론조사 결과는 우리사회가 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재무장과 가진자의 천민자본주의의 극복이야말로 제2의 성공한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는 시금석이 될것이다.



<상이군경회 전북지부 총무부장 이 병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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