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쌀 위기와 우리의 대응
세계 쌀 위기와 우리의 대응
  • 이규성
  • 승인 2008.12.1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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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구가 현재 약 67억명에 이르고 있다. 이중 하루 1달러 미만의 수입으로 살아가고 있는 인구는 대략 11억명으로 추산하고 있고, 이들 중 7억명 정도가 아시아에 살고 있으며 하루세끼를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다. 아시아인들은 하루 소모하는 칼로리의 40% 이상을 쌀로부터 얻고 있고 빈민층들은 수입액의 30-40%를 쌀 소비에 지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60년대 말 70년대 초에 아시아에서의 녹색혁명은 벼 수량 및 생산량을 빠르게 증대시켰으며 직접적으로 농가수입증대에 의한 빈곤층의 감소를 가져왔고, 간접적으로는 낮은 가격 유지를 통하여 도시와 농촌의 가난한 소비자들에게 이익을 주었다. 그러나 지난 7-8년 동안 지속적으로 상승하던 쌀 가격이 ‘08년 1분기에 갑작스런 상승세를 가져왔고, 톤당 미화 300-362달러에서 지난 3월에는 715-100달러로 거의 2-3배로 상승을 하였고, 특히 쌀 주요수출국인 베트남 및 인도 등은 자국내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수출제한조치를 취함으로써 쌀 공급을 위축시켜 가격상승을 초래하였고, 소매상들은 사재기로 가격을 더욱 부추겼다. 다행스럽게도 올해에는 많은 자연재해가 없었고, 쌀수출입국들의 수확기를 지나 약간 진정세를 보이기는 하지만 재상승의 불씨는 항상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국제 쌀가격이 급등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적인 벼 연구소인 국제미작연구소(IRRI)전문가들에 의하면 다음의 몇 가지를 그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첫째, 당연한 얘기이겠지만 쌀 생산량보다 소비량이 많았다는 점이다. 재고량이 ‘01년까지는 1억2천만톤을 유지하였으나 급속하게 감소하여 ’07년에는 6천만톤 정도로 ‘88년 이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둘째, 식량생산율이 아시아의 인구증가율을 능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주요 쌀 생산국인 중국 및 인도 등이 단위면적당 쌀 수량 및 재배면적의 증대가 매우 낮았으며, 이러한 원인을 농업분야의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감소와 화학비료 등 농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보고 있다. 셋째, 중국 및 인도 등 급속한 경제성장을 나타내는 국가들에 있어서 식량 및 가축사육을 위한 곡식 요구도가 커지고 있고, 여기에 바이오연료용 곡물수요의 증가가 이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기후변화에 의한 극심한 기상환경이다. 2002년 이후 인도, 중국 및 호주의 극심한 가뭄, 홍수, 2006년 필리핀의 초대형 태풍, 2007년 방글라데시 홍수 및 미얀마 태풍 등은 쌀 생산을 직접적으로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시아지역의 쌀 생산 저하에 대한 대응방안은 무엇일까? 국제미작연구소에서 제시한 몇가지 방안을 보면 첫째, 물, 영양 및 병충해 관리 등 재배기술을 통해 1-2톤을 증대시키고, 수확후 저장, 건조 및 도정기술 등 새로운 기술 보급 촉진과 더불어 벼 재배 열악한 지역에 맞춤형 다수확 신품종을 보급하여 생산량을 증대시키는 한편, 연구 개발에 투자를 늘려 기존의 연구개발을 강화시키고 또한 개발도상국들의 차세대 젊은 과학자들을 양성하는데 전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도로, 관개시설, 유통에 대한 농업 인프라 구축을 통해 벼 생산성을 증대시키고 투입과 산출 등 시장조직의 효능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혁신과 빈민층을 위한 식량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국제상황과 더불어 식량수출국인 중국, 러시아, 아르헨티나, 인도, 브라질, 호주 및 EU국가들은 곡물수출금지 혹은 제한조치를 발표한 바 있고 이러한 조치는 식량의 무기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식량자급도가 높지 않은 우리나라로서는 추후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어 이에 대한 확실한 대비가 필요하리라 본다. 다행히 농촌진흥청에서 국제미작연구소(IRRI)를 활용하여 열대지역에 적응하는 자포니카 벼품종을 육성하여 쌀 수출국들의 식량무기화에 대비하고 있고, 자포니카 벼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국제벼 공동연구 협의체(TRRC)를 주관하여 우리가 먹고 있는 단립종 자포니카 벼 연구의 세계적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주도하고 있으며, 지난 10월8일 조직개편을 통하여 국제농업개발팀을 신설하여 해외 식량기지 확보를 위한 인프라구축에 노력하고 있고, 이를 위해 대학생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글로벌 농업연구 인재양성 차원에서 국제농업연구기관과 해외농업 기술개발센터에 6개월 이상 인턴사원 제도를 시행하려는 것은 청년일자리 창출의 목적과 더불어 참으로 시의적절한 정책으로 본다. 그러나 계획하는 모든 일들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주관부서뿐만 아니라 산·학.관·연.민이 함께할 때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사업성공을 위한 후원자로서 그리고 감독자로서의 역할도 함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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