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면 양심도 팔까?
돈 되면 양심도 팔까?
  • 황석규
  • 승인 2008.12.0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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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경 국내 대형 마트 가운데 롯데마트가 가장 먼저 미국산 쇠고기 판매에 나서자 반FTA단체와 농민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였다. 한미 FTA 저지 운동본부와 전국농민회 등은 전국 각지의 롯데마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마트의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비난하였고 심지어는 국산 쇠고기 판매에 대한 항의 표시로 소 배설물을 롯데마트 매장 안에 뿌리면서 까지 강력하게 규탄 하였다.
그로부터 1년 후 쇠고기 촛불정국 소용돌이를 지나 국제적 금융위기를 틈탄 시기에 이번에는 대대적으로 대형마트 3곳이 약속이나 한 듯이 동시에 미국산쇠고기를 재개 하였다. 어려운 시기에 구렁이 담 넘듯이 싼 쇠고기를 권하는 현실에 서민들의 식탁은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없게 되었다. 더욱이 매장 내에서 미국산쇠고기를 썰던 칼로 한우까지 손질 하게 될 것을 생각해 보면 대형마트의 한우 역시 별반 차이가 없을 지도 모른다.
콩나물 한가닥, 과자 한조각을 놓고 무한경쟁으로 치닫던 국내 대형마트 3사가 미국산 쇠고기와 같은 민감한 제품을 한날 한시에 같은 가격으로 판매를 개시 한다는 것은 기존 그들의 사업 행태에 비추어 볼 때 선뜻 이해 하기 어렵다. 게다가 언론에서는 어려운 시기에 저가 쇠고기를 공급하자 대형마트의 정육코너 앞은 연일 장사진에 북새통이라고 연일 떠들어 대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판매가 미치는 효과는 수도권 보다 지방이 더 심각하기에 필자는 시내 모마트를 방문하여 미국산 쇠고기를 판다는 정육코너 앞에서 10여분을 지켜 보았다. 그런데 그 10여분 동안 미국산 정육코너에서 두세명 들리는 정도였다. 미국산 쇠고기 판매 현황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러 마음먹고 나선 길이라 가장 붐비는 시간을 택하여 지켜본 상황이기에 연일 북새통에 장사진 이라는 언론이 과연 사실을 보도 하고 있는 것일까 라는 의문까지 들었다. 언론의 보도처럼 일반인이 평일에 마트 개점 시간인 오전 10시에 쇠고기 사러 장사진을 이루었다는 내용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이야기 이다. 오전 10시면 남편, 아이들 출근 등교시키고 한숨 돌릴 시간인데 대형마트 앞에 미국산 쇠고기 사려고 줄 서있을 주부가 있겠는가? 쇠고기 촛불정국의 와중에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던 국내업자가 운영하던 에이마트라는 곳에서 맨 처음으로 미국산 쇠고기 팔 때도 북새통이라 잘 팔린다고 연일 보도하고, 미국산 쇠고기 파는 식당에서 연출하던 사진으로 지면을 도배하던 것을 생각해 보더라도 금번 미국산 쇠고기 판매 기사는 그 의도가 사실 보도라기 보다는 홍보 더 심하게는 광고가 아닌가를 생각마저 든다.
시내 모마트 에서 지켜 본 10분이 전체 시장상황을 대변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모마트 에서의 10분이 전체 시장을 대변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산쇠고기가 마치 폭발적인 판매를 하는 것처럼 보도하는 Y사, K사 뉴스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전체상황을 보고자 한다면 평균을 보면 될 것이다. 스포츠 생중계하듯이 시간당 판매현황을 기사로 올리던 Y사의 태도는 더욱더 가관이다. 다음이 Y사가 보도한 2시 미국산쇠고기 판매현황 이다.
이마트 7,200kg/ 119개/ 61kg/ 61명/ 30명/, 롯데마트 2,000kg/ 91개/ 22kg/ 22명/ 11명/, 홈플러스 400kg/ 102개/ 33kg/ 33명/ 17명. Fact만 놓고 보자면 그날의 판매현황을 기준으로 지점별 평균 판매량을 계산해보면 전체 상황이 나오는데, 그런 내용을 기사화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북새통을 이룬다는 롯데마트의 경우 지점별 평균 11명이 구매 하였다는 이야기 아닌가! 오전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11명이 모여 북새통을 이룬다는 이야기는 난생처음 듣는 이야기다.APEC회의 에서 대통령이 돌아 오자마자 유통업체, 언론이 앞장서서 온 국민에게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라고 부추기는 이유가 무었인가? 만에 하나라도 그럴리는 없겠지만, 미국의 달러지원이 절실한 금융위기 상황이 그 이유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만약 현재의 금융위기 상황이 더 심각해 진다면 독도라도 팔아 금융위기를 극복하자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거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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