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수학이야기
nie­수학이야기
  • 소인섭
  • 승인 2008.11.2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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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전주시가 전주명품수학도시를 준비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미 두 번에 걸친 시민 포럼도 하였고 다음주 금요일에는 제 3차 수학 명품도시3차 포럼을 한다고 한다. 필자 역시 수학 체험과 인프라 구축에 대한 부분을 맡아서 강연을 준비 중에 있다. 그래서 왜 전주에서 수학 명품도시를 해야 하는 당위성을 4회에 걸쳐서 연재하려고 한다.

지난 정부의 핵심 키워드가 혁신도시라면 이 명박 정부는 명품도시에 그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명품도시 서울을 표방한 이래 모든 도시들이 줄줄이 명품도시를 말하고 있다. 그런데 그 내실을 보면 대부분의 도시들이 하드웨어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반면에 전주시만이 유독 조금은 이상한 생각이 들 만큼 수학명품도시를 들고 나온 것은 수학을 전공하는 한 사람으로 매우 고무적인 발상이라고 생각된다. 어쩌면 전주지역의 특성과 궁합이 맞다고나 할까!

남한과 북한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단일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그 삶의 질이나 발전은 엄청나게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지 생각해보면, 북한의 정책과 남한의 정책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많은 학자들의 주장대로라면 남한이 남방정책을 지향하고 있을 때, 북한은 북방정책을 선호하였고, 우리가 대외 수출을 할 때 북한은 폐쇄적인 정책으로 내부 단속에만 신경을 썼으며, 우리가 자유 경쟁을 할 때 북한은 독과점 정책을 썼다고 한다. 이렇듯 어떤 정책을 지향하느냐에 따라 한 국가의 명운이 바꾸어지듯, 우리 전주시가 어떤 발상을 가지고 접근하느냐에 엄청난 변화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 사료된다. 마치 다이아몬드와 숯이 같은 탄소로 구성되었지만, 그 배열에 따라 둘 사이에는 전혀 다른 성분을 갖듯 우리 지역 역시 어떤 방향을 지향하느냐에 따라 우리들은 숯과 같은 힘없는 지역으로 전락 할 수도 있고, 다이아몬드와 같이 강하고 빛나는 지역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첫째, 전주와 주변이 첨단 신산업과 기초수리과학의 중심이 될 만한 이유에 대해서 말하자면, 전주는 과거 호남과 제주도를 아우르는 지역의 수도로서 수천 년을 지나오면서 삼국시대에는 백제가 도읍을 하고 있을 만큼 문화를 꽃 피운 저력이 있는 고도이다.

21세기의 모든 산업의 특징은 속도를 요구하는바, 그 속도를 따라 가려면 두뇌 회전이 빠르고 고도의 적응력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기초학문의 저변에는 열려 있는 마음과 더불어 유연성이 있을 때 창조적인 사고가 생기는 법이다. 과연 얼마나 그런 적응력이 있는지는 주로 언어에 나타난다. 필자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3박 4일 동안 서울에 수학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4일의 서울 생활을 마치고 모두가 서울말을 유창하게 했다. 미국에서 50년을 살고 있는 영남사람과 평생을 남한에서 살고 있는 북한 사람은 아직도 동화되지 못함을 보고 우리 전북인의 언어에 대한 적응력을 놀라워 한 적이 있다. 신기한 것은 같은 호남이라 할지라도 전남 지방은 사투리는 못 버리는데 유독 우리 전북인은 어디에도 신속히 적응한다는 것이다. 한 때는 이렇듯 적응을 잘하는 사람들을 간살스럽다고 흉을 보았는데, 알고 보니 두뇌의 유연성이 놀라운 적응력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수학에서 필수적인 창의력의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에 사고에 억매이지 않고 유연한 적응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 전북인의 특징은 21세기 첨단신산업과 수리과학에 알맞게 만들어 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의 우리모습을 보면 유감스럽게도 우리들의 장점들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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