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 있는 삶이 교원의 경쟁력입니다
품격 있는 삶이 교원의 경쟁력입니다
  • 소인섭
  • 승인 2008.11.07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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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도인 전라북도의 가을 풍경은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가을걷이를 마친 빈 들녘에 서보면 한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농부의 농심과 그를 품었던 대지의 넉넉함, 그리고 결실, 결실 후의 내일을 위한 엄숙한 휴식의 시간 등을 느끼게 됩니다. 대지의 어김없는 순환, 대자연의 변치 않는 철리 등에 대해 생각하게 되면서 생활이라는 이름에 쫓겨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게 됩니다.

세상살이가 점차 각박해지고 있다고들 합니다. 주위에서 무엇인가에 쫓기는 듯한 경박한 발걸음 소리를 언제나 듣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면서도 겉만 바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나 자신부터 회의를 떨칠 수 없습니다.

격조를 갖춘 삶, 무게 중심이 잡힌 삶을 향유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시대·사회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 안목과 식견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개인적인 자질을 갖추지 못하면 삶의 좌표를 잃고 경박한 발걸음 소리를 내면서 떠돌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아직 사리분별이 명확하지 못하고 판단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교원은 안목과 식견이 남달라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주무대가 어디가 될 것인가에 대한 깊은 사고가 없이 현재의 바쁜 삶의 전수에만 그친다면 이는 우리의 미래에 대해 큰 우를 범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산업화 사회의 끝자락에서 태어나 지식 정보화 사회의 한복판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사회에 나아가는 입사 단계와 세상으로 들어가는 출세 단계는 후기 정보화 사회가 될 것입니다. 한 개인이 온몸으로 세 단계의 문명사를 통과하는 것은 유사 이래 처음일 듯합니다. 이처럼 급변하는 세상에서는 남을 가르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하는 교육활동이 달라져야 합니다.

세계적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지난 200년의 산업시대가 마감되고 정보화사회가 도래한다고 예언한 바 있습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지식이 될 것이라고 제 ‘3의 물결’이라는 저서에서 설파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정보화 사회도 오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식의 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지식의 소멸주기가 매우 빨라지기 때문입니다.

2020년이 되면 지식의 양이 73일을 주기로 2배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덴마크의 롤프 옌센 미래학 연구소장은 정보화 사회가 끝나면 꿈과 감성을 파는 사회, 즉 드림 소사이어티가 도래할 것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때는 문화와 이미지, 스토리, 꿈을 파는 시대이기 때문에 그 무엇보다 격조있는 삶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향기 있는 삶을 영유하고 남보다 더 아름다운 꿈을 꾸고 그 꿈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바로 개인의 경쟁력이 되고 국가의 경쟁력이 되는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고 이미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제품을 보고 사는 것이 아니고 그 회사의 이미지, 즉 브랜드를 보고 우리는 물건의 구매를 결정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런 시대에 살아갈 아이들입니다. 우리 교원들이 오늘의 관점에서 오늘 우선 당장 필요한 것만을 아이들에게 줄려고 하고 오늘의 관점에서 아이들의 삶의 방향을 결정한다면 이는 정말 큰 잘못을 범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원은 다가올 세상을 보는 예지가 남달라야 합니다. 다가오는 시대·사회의 변화에 대해 아이들보다 먼저 깨우치고 느껴야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을 위한 제대로 된 교육을 행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려서 우리 아이들의 살아갈 세상은 치열한 학습의 경쟁 사회가 아닌 개인의 꿈과 감성을 파는 사회, 즉 드림 소사이어티가 될 것입니다. 이때는 타인과 원만한 관계, 타인에 대한 배려, 그리고 따뜻한 인간애를 바탕으로 하는 꿈 그리기 등이 그 사람의 삶의 질을 결정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무척 어렵다고들 말합니다. 이처럼 어려운 지경에 있을수록 자라나는 세대를 걱정하고 교육을 생각하는 국가와 민족만이 그 어려움을 벗어나고 세계의 주역이 되는 것을 우리는 역사에서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 교원들이 다가오는 미래 세계를 자각하고 그에 맞는 교육 청사진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교원들 먼저 격조 있는 삶, 여유를 찾는 삶, 그 여유 속에서 남과 다른 꿈을 꾸는 능력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도교육청 과학정보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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