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과 지하경제
유대인과 지하경제
  • 김진
  • 승인 2008.11.06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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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들은 여러 차례에 걸쳐 조국을 잃고 추방당해 세계 각지로 흩어져야 했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흩어진 유대인들은 세계 각지의 여러 나라에 정착 하지만 번번이 종교적인 마찰로 인해 제조업이나 농사, 장사 등과 같은 정상적인 직업을 가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금융업과 고리대금으로 돌아서게 되었고, 결국 많은 부를 축척하게 된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돈의 힘은 종교적인 관습이나 사회체제를 넘을 수 있을 만큼 막강했나보다. 그 이유는 기독교제국 내에서 생활하던 유대인들이나 모슬렘제국 내에서 살아가던 유대인들이 돈의 힘으로 많은 노예를 거느리고, 상류생활을 즐긴 이들이 많았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 돈을 상품화한 유대인

지금도 ‘유대인들’하면 월스트리트에 앉아 세계 금융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거나, 미국의 대통령 선거 때마다 막대한 선거자금 지원으로 자신들의 영향력을 높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얘기다. 사실 일부 얘기는 反유대 감정에서 나온 루머도 있지만, 세계인구의 0.25%밖에 안 되는 유대계가 노벨상 수상자의 25%를 배출하였고, 다이아몬드 시장의 98%를 장악하고 있으며, 1인당 과학논문 숫자나 특허 건수에서 세계 1위라는 수치들은 놀라울 뿐이다. 이러한 수치들은 유대인들을 고리대금으로 돈을 번 악덕자본가 쯤으로 치부할 일만은 아니라는 근거를 갖게 하는 것이다. 이처럼 재리에 밝은 유대인들의 고리대금을 경계하기 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구약성서에 보면 동족끼리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행위를 금하는 구체적인 조항이 있다. 또 잠언에도 ‘자신의 미래를 묶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교훈과 함께 ‘담보를 제공하거나 보증을 서지 말라’는 구체적인 구절이 있다. 이처럼 종교적 권위로 이자를 받는 것이 금지되자 종교와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던 중세의 신학자들은 새로운 명분을 찾기 시작했다. 돈을 떼일 수 있는 위험부담 명목이나 물가상승으로 인한 손실보전 명목, 또는 빌려 주지 않고 다른 곳에 투자하여 거둘 수 있는 기회비용 명목 등 이름만 다를 뿐이지 실제로는 높은 이자의 돈이 거래되고 있었다. 어쨌든 기록상으로 보면 유대인은 돈을 상품화하여, 금융이라는 부문을 개척한 최초의 민족임이 분명하다.



* 경제와 지하경제

이러한 고리대금과 같은 지하경제는 어느 시대, 어느 나라든 존재한다. 마약, 매춘, 밀수, 뇌물, 비자금, 분식회계, 사채, 불법과외 등 사회구조에 따라 형태만 다를 뿐이다. 우선 지하경제를 말로 풀어보자면 ‘공식적으로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경제활동’이다. 즉 GDP에도 잡히지 않을 뿐 아니라 탈세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 일부 학자들은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규모를 GDP의 30%정도로 추정해 왔으나, 최근 자료에 의하면 GDP의 26.1%로 세계에서 8위라고 한다.

그렇다면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쌀 직불금> 문제는 경제일까! 지하경제일까? 예를 들어 보면 기업이 합법적인 경제활동으로 수익을 창출한 것은 경제이다. 하지만 탈세나 탈루를 목적으로 은닉하는 비자금이나 분식회계는 지하경제가 되는 것이다.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경제와 지하경제에 대해 논하자면 쌀 직불금 파문도 맥을 같이 한다고 본다. 정책이야 합법적이고 농민들의 시름을 덜어 줄 수 있는 좋은 경제정책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차관을 비롯한 고위공직자들의 불법수령과 양도세 탈세 등을 목적으로 한 종부세 대상 지주들의 부도덕한 행위로 인해 지하경제를 부추기는 꼴이 되어 버렸다. 세간의 말대로 있는 놈이 더 무서운 세상을 보며, 베니스상인에서 벌어지던 <인육재판>처럼 오히려 샤일록을 혼내줄 방안은 없는지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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