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배려하는 실천이 사회 지킨다
남을 배려하는 실천이 사회 지킨다
  • 안승목
  • 승인 2008.10.31 15: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얼마 전 사회에 불만을 품고 다수의 이웃을 살해하는 일명 ‘묻지마 살인’이 발생했다. 서울 고시원 방화 및 살인사건이 그것이다.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강남의 ‘고시원 방화. 흉기난동 참사’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서 벌이진 대참극이다.

여기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자살자도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발 금융위기 등으로 촉발된 세계경제 침제로 우리들의 삶의 질은 하염없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10여 년 전 IMF상황보다 더욱 심하다는 게 지인들의 한결같은 푸념이다.

이처럼 사회경제 전반적으로 서민들의 삶이 피폐해지자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자살률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게다가 유명연예인들의 자살소식이 끊이질 않자 사회 일각에서는 ‘모방자살’을 우려하는 등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을 정도다.

고난과 고통은 우리가 살아 있기에 느끼는 감정이다. 역으로 말하면 고통과 고난은 자신이 살아있음을 확인케 하는 과정이다. 다시 말해 고통은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 감사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필자는 이런저런 사건 사고들을 신문보도를 통해 접할 때마다 한 가지 의문을 갖는다. ‘왜 이런 큼직한 인명경시 사건들이 우리 사회에서 끊이질 않고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였다. 필자 역시 모범답안을 찾기는 힘들다. 필자 역시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한 명의 구성원이자 종속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활인 한 사람으로서의 입장에서 주변의 어두운 사회상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고 단언하고 싶지 않다. 어두운 부분보다 밝은 부분이 더 많기에 우리 사회가 그래도 해체되지 않고 영속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더 나아가 우리 사회를 현재보다 더 밝게 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나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행동을 한다면 적어도 묻지마 살인이나 자살률 증가를 예방하고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어려울수록 남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사람이기에 그렇다. 하지만, 모두가 자신만을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우리 사회는 약육강식의 철칙만이 통하는 야생동물과 전혀 다를 바 없다. 인간은 고등동물이다. 지혜와 도덕을 겸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동물도 지혜는 있다. 도덕은 없다는 게 현대과학이 내린 결론이다.

따라서 경제가 어려워지고 사업이 부진해지더라도 남을 배려하려는 마음을 잃지만 않는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결코 현재보다 어둡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에는 쌀 직불금 부당수령 등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여기에 금융기관의 방만한 경영으로 인한 한국금융사회에서의 자금유동성 경직 등 다양한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문제발단의 원인 차이는 있지만 이 모든 것이 묻지마 살인이나 자살과도 무관치 않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문제의 본질은 ‘모럴 해저드’다. 즉 도덕적 해이로 인한 파장은 사회를 어둡게 한다.

이런 문제는 이웃 일본 등에서도 이미 사회문제화가 되었다. 지난 9월 일본의 한 실직남성 40대가 오사카 시내 DVD방에 불을 질러 16명을 숨지게 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앞서 6월 9일에는 대낮에 20대 비정규직 남성이 도쿄의 전기전자제품 밀집지역인 아키하바라의 ‘보행자천국’을 트럭으로 밀어붙인 뒤 흉기를 마구 휘둘러 7명을 숨지게 하고 10명에게 부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두 사건의 용의자는 사회부적응에 대한 불만과 두려움, 심한 고립감 속에서 ‘나보다 나은 사람을 모두 죽여 버리겠다’는 삐뚤어진 사회관에서 비롯된 참극이었다. 서울 논현동 고시원 참사도 많은 맥락이다.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자행되는 묻지마 범죄를 차단하기 위해선 그들을 경시하거나 외면하기보다는 평소 그들의 불안한 마음을 안아주고 관심을 보인다면 최소한 묻지마 범죄는 줄어들 것이다.

주위 어려운 사람, 고립되어 있는 듯한 사람이 있다면 그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자. 그들을 구하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내가 묻지마 범죄 피해자가 되지 않는 방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