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광장-“종부세가 뭐여 ”
도민광장-“종부세가 뭐여 ”
  • 이보원
  • 승인 2008.10.30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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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가 뭐여?”

“나는 첨 들어봐 나는 세금 꼬박꼬박 내는데 나라에서 세금 안내도 된다는 거여? 그럼 고맙지”

지난 주말 서신동 대형마트 앞에서 ‘종부세 폐지반대 및 부가세30%인하’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하면서 만났던 대부분 시민들의 반응이다. 놀라웠다. 무관심이라고 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시민들이 나라의 중요한 정책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에 너무나 당혹스러웠다. 서명을 해주긴 해주는데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다는 표정들이다.

사실 그럴 수 있다. 부자가 많지 않은 전북도에는 종부세 과세대상이 1%도 안된다. 서민들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부자들에게만 부과하는 세금이기 때문이다.

주택은 세대별로 합산하여 공시가격 6억원을 초과하면 부과대상이 된다. 토지는 개인별로 합산하여 3억원이 넘으면 종부세를 내야 한다. 사업용 토지는 40억원 이상이다. 전북도에서 종부세를 내는 부자는 약 1000명 정도로 0.7%에 불과하다.

그러나 도민들이 종부세 완화나 폐지를 반대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재정수준과 복지 및 교육수요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에 고루 배분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난한 지방자치단체의 복지 재정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종부세가 없어지면 지방에 주는 교부금이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해 종부세로 거뒤들인 세금은 2조7천670억원에 달했다. 이중 부동산교부금으로 2조4천890억원을 지방자치단체에 지원했다. 전국 230개 지자체별로 평균 100억원 내외가 지원됐다.

종부세를 도입했던 지난 2005년 당시 주택 보급률은 102%인데 무주택자는 45.4%에 달했다. 이 같은 모순적인 현실은 ‘투기수요’와 높은 집값 때문이었다. 종부세는 바로 투기억제와 집값 안정을 위해 도입됐으며 소득재분배를 통한 빈부격차 완화를 위한 것이다.

크고 많은 집을 가진 사람에게 높은 세금을 부과함으로써 다주택 소유 동기를 억제하여 장기적으로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다. 고가와 다주택 소유자에게 중과세를 통해 지방과 저소득층에게 혜택을 부여하여 국민통합에 기여하는 부자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세금인 것이다.

종부세 폐지는 부자들의 세금을 없애는 대신 중산서민층에세 세금 부담을 전가하자는 발상이다. 2% 부자를 위해 나머지 98%의 국민들이 희생하라는 주문이나 다름없다.

지방지원이 줄어들어 지방 재정이 피폐해지고 교육복지 정책이 축소될 수 밖에 없는데 무슨 돈으로 충당하라는 말인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종부세를 폐지하면 자연스럽게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고 투기광풍을 불러 부동산불패의 과거로 회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보유세 강화, 거래세 완화’는 사회적 합의이다. 저명한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들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나마 가장 좋은 세금이 보유세라고 칭찬하고 있다. 겨우 반쯤 걸어 온 길을 정부와 한나라당이 역행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747 경제지수를 공약했던 이명박 대통령은 343으로 떨어진 경제지표를 세계금융위기론으로 차부하기 전에 국민들의 고통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강만수를 고집하는 아집도 버려야 한다.

작년말 대선에 승리하고 선언했던 주가지수 3000은 커녕, 반토막 난 주식을 끌어안고 피눈물 흘리는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참으로 답답하기만 하다.

이미숙(민주당 전주완산을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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