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없는 도로공사의 답변
알맹이 없는 도로공사의 답변
  • 우기홍
  • 승인 2008.10.22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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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일부 통신사 인터넷판에 88올림픽 고속도로 4차선 확장공사가 내달 착공된다는 내용이 떴다.

내용인즉 경남도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는 왕복 2차선인 경북 고령군 성산면∼전북 순창군 금과면 총 연장 140.4㎞의 88올림픽 고속도로에 2조4천636억원을 투입해 4차선 및 일부 구간 직선화 공사에 착수해 2015년에 전체 준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88고속도로는 전남 담양 등 극히 짧은 구간을 제외한 대다수 노선이 왕복 2차선 고속도로여서 교통사고가 잦아 죽음의 도로로까지 불렸다. 순창지역도 지나간다.

그래서 사실확인에 들어갔다. 우선 한국도로공사 홍보실 관계자에게 문의했다. 이곳 관계자는 "처음 듣는 소식"이라며 관련부서 담당자와 전화연결을 약속했다.

그 사이 보도내용의 출처로 추정되는 경남도청 보도지원부서에 확인을 요청했다. 경남도청 관계자는 자료출처로 도청 인터넷 홈페이지를 참고하라고 조언했다.

홈페이지 확인결과 "88올림픽 고속도로 확장 11월 착공"이라는 내용으로 확장공사 추진시 경남도의 주도적 역할과 성과에 이어 구간별 착공 예정시기까지 자세히도 거론되고 있었다. 담당자까지 명기했다.

잠시 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의 연락이 왔다. 88고속도로 확장공사 착공과 관련된 저간의 내용을 설명하고 공사 측의 입장이나 확인을 부탁했다.

도로공사 관계자의 답변을 요약하면 "예정된 사항일 뿐 확인해줄 수 없다"였다. 또 "공사 측에서 자료를 낸 것이 아니니 궁금하면 보도한 곳이나 해당 도청에 문의하라"고도 했다. 88고속도로 확장공사 착공과 관련해 공사 측의 공식적인 답변은 전혀 알맹이가 없었다.

기자가 과문한 탓인지 몰라도 한국도로공사는 도로의 설치와 관리, 이와 관련된 도로의 정비를 촉진하려고 지난 1969년 설립된 것으로 알고 있다. 주요 임무 가운데 고속도로 신설과 확장 및 유지관리도 포함됐다. 윤리경영도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CI도 새롭게 했다. 업무영역의 핵심 키워드인 expressway의 ex를 사람과 장소, 물류, 정보를 이어주는 공사의 핵심가치를 시각적으로 간결하게 표현했다고 한다.

그러나 윤리경영과 이미지 변신도 중요하지만 고속도로 이용 고객인 국민이 불편함과 생명의 위험 때문에 궁금해 하고 있는 사실을 정확하게, 빨리 알리는 것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할 것이다.

순창=우기홍기자 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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